▲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
"3년 안에 성적을 내라고 구단이 3년 계약을 준 겁니다. 결과를 못 만들어놓고 '아쉬웠고 시간이 더 주어지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3년 안에 못 했으면 감독 책임입니다."
가을야구 진출 실패와 함께 3년 임기의 마지막 경기를 앞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덤덤하게, 그리고 단호한 어조로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습니다.
구단의 재계약 제안이 없는 상태에서 사실상 팀과의 '작별'을 암시한 그는 전력 보강 부재를 탓하기보다 지도자로서 결과를 내지 못한 것을 자책했습니다.
김 감독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2026 KBO리그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지난 3년을 돌아보는 소회를 전했습니다.
2024년 롯데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면 7위, 패하면 8위로 3년 차 시즌을 마감하게 됩니다.
재계약 관련 거취를 묻자 김 감독은 "계속 (함께) 갈 것 같았으면 벌써 얘기가 나왔을 것"이라며 "단장도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한다. 부산에 내려가면 이틀 안으로 사장님을 만나 뵙고 결정이 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김 감독의 부임 기간 롯데는 프리에이전트(FA) 외부 영입 등 눈에 띄는 전력 지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를 핑계 삼지 않았습니다.
그는 "부임 당시 3년 안에 우승까지 바라본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이 안 지켜지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지원을 안 해줬다는 이유로 잘잘못을 따져서는 안 된다. 지금 선수를 가지고 성적을 냈다면 내 값어치가 더 올라가는 건데 그렇게 하지 못한 내 역량 부족"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으로는 전반기를 3위로 마치고도 후반기 12연패에 빠지며 무너졌던 지난해를 꼽았습니다.
김 감독은 "다른 팀들은 부상 선수가 합류하며 치고 나갈 때, 우리는 투수진이 확 무너지면서 떨어지는 게 눈에 보였다"고 씁쓸하게 돌아봤습니다.
팀의 장래를 위한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김 감독은 "어느 정도 센터라인 축이 잡힌 것은 보람이지만, 여전히 부상이나 슬럼프 발생 시 이를 채워줄 백업 선수층이 약점"이라며 "구단 방침이 어떨지 몰라도 외부 보강이 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이러한 뼈있는 조언을 남기면서도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남긴다는 게, 마치 떠나는 걸 정해놓고 얘기하는 것 같아 좀 그렇다"며 애틋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잠실구장 정규시즌 고별전이라는 의미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소회를 밝혔습니다.
대학생 시절인 1988 서울 올림픽 직전 잠실구장을 처음 밟은 뒤 OB 베어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 감독은 "SK 와이번스 코치 시절과 롯데 감독 시절을 빼면 내 야구 인생이 거의 다 잠실에 있다"며 "이제는 내 앞길 걱정을 해야 할 때"라고 씁쓸하게 말했습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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