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 인트로
00:30 뜬금없이 나타난 상어, 정체가 뭐야?
01:39 부산 최고 인기 스타로 등극
02:44 그런데 부캉이, 여기서 살면 안 돼?
04:25 그래서 어떻게 해야할까?
제가 서 있는 이곳, 요즘 부산에서 가장 뜨거운 곳이죠. 바로 북항 친수공원입니다. 지난 18일, 약 3.5m 크기의 상어 '부캉이'가 이곳 수로에 나타났죠. 저도 부캉이가 나타난 뒤 취재차, 또 개인적으로도 이곳을 아주 자주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 때마다 놀랍니다. 북항변에 이렇게 사람이 많았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입니다. 도대체 이 상어 한 마리가 부산을 어떻게 바꿔놓은 걸까요? 오늘은 부산 최고 인기스타, '부캉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1. 뜬금없이 나타난 상어, 정체가 뭐야?
현재까지 전문가들은 부캉이가 '무태상어' 또는 '흑상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종, 생긴 게 워낙 비슷해서 물속에서 헤엄치는 모습만으로는 딱 잘라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김진구 / 국립부경대 자원생물학전공 교수 : 무태상어 아니면 흑상어인데요. 이 두 종을 구분하는 키는 여기 등지느러미가 두 개가 보이시죠. 1 등지느러미, 2 등지느러미가 있는데 이 사이가 이렇게 뾰족하게 융기면이 있으면 흑상어가 되고, 뾰족하게 융기면이 없으면 무태상어가 됩니다.]
그러니까, 부캉이가 무태상어인지, 흑상어인지는 배 쪽이나 등 쪽을 좀 더 명확하게 확인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렇게 큰 상어가 왜 하필 이곳 친수공원 수로까지 들어왔냐는 건데, 전문가들은 먹이를 따라 들어왔다가 좁은 수로에서 빠져나가지 못했을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수로에는 숭어나 전갱이 같은 먹잇감이 풍부한 걸로 분석됩니다. 그러니까 부캉이 입장에서는 '먹을 게 많네?' 하고 들어왔다가 '근데 출구가 어디지?' 가 된 셈이죠.
2. 부산 최고 인기 스타로 등극
그런데 이 상어, 그야말로 대박이 났습니다. 상어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SNS를 타고 퍼지면서 시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급기야 '부캉이'라는 귀여운 이름까지 붙었습니다. 현장에 와보면 사람들이 부캉이를 보려고 마치 연예인을 기다리듯 펜스 앞에 몰려 있고요. 부캉이가 지나간 경로를 따라서 사람들이 뛰어가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상어 한 마리 때문에 북항이 사실상 '지역 대표 관광 명소'가 된 겁니다. 추석 연휴 나흘 동안에만 48만 3천 명이 북항을 찾았고, 부캉이가 나타난 18일부터 28일까지 누적 방문객은 6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평소 이곳의 주말 방문객이 2천 명 안팎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말 그대로 엄청난 변화입니다. 주변 카페와 편의점 등 상권도 덩달아 특수를 누렸습니다. 부산시는 아예 부캉이를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하기로 했는데요. 전재수 부산시장도 부캉이 인기에 대해 "예뻐 죽겠다"며 가오리라도 던져주고 싶다는 취지의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3. 그런데 부캉이, 여기서 살면 안 돼?
부산이 고향인 저로서도 부캉이가 이곳에 계속 남아서 부산의 마스코트가 돼주면 어떨까하고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시민들도 아쉬워하는데요.
[김도윤·김용남·김리완/ 강원 춘천시 : 부캉이가 유명하기도 하고 희귀한데, 좋은 추억도 됐는데 떠나가니 아쉬운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아쉬움과는 달리 이미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한 방류 작전이 한 차례 진행됐습니다. 선박 여러 척이 수로에 들어와 워터펌프로 물을 흘려보내며 부캉이를 외해 쪽으로 유도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첫 번째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내일 예정된 2차 작전에는 그물이 동원됩니다. 수로에 맞춰 제작한 폭 약 50m, 높이 약 4m 규모의 그물을 이용해 부캉이를 외해 쪽으로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 방류 작전들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무리하게 몰아붙이는 방식으로 인해 부캉이가 다칠 수 있다는 겁니다.
[연성찬 / 서울대 동물병원장 : 직접적인 포획은 아니더라도 포획과 관련된 여러 가지 스트레스로 인해서 동물들이 급박한 행위를 하고 결국은 근육 손상을 유발할 수가 있고...]
하지만 그렇다고 이곳에 계속 머무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당장은 괜찮을 수 있지만, 평생 살 곳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겁니다.
[최윤 / 국립군산대 해양생물학과 교수 : 헤엄치는 것을 보면 굉장히 부자연스럽고 수심도 낮고 좁아서 자유롭게 활동을 못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상어가 원래 넓은 바다를 돌아다니는 동물인 만큼,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좁은 인공 수로에서 장기간 지내는 건 좋은 환경이라 보기 어렵다는 겁니다.
4. 그래서 어떻게 해야할까?
결국 중요한 건 어떻게 하면 부캉이의 안전까지 지키면서 바다로 돌려보낼 수 있느냐일 텐데요. 전문가들은 부캉이가 스스로 바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정어리나 고등어 같은 부산 연안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먹잇감의 냄새를 활용해 이동을 유도하는 '연방사' 방식이 제시됩니다.
[연성찬 / 서울대 동물병원장 : 커다란 펜스가 있는 케이지 안에도 먹이를 두고 또 밖에도 조금 두고 이랬을 때도 야생동물이 자연스럽게 들락날락하다가 사라지는 그런 케이스를 우리는 아주 많이 보거든요. 이걸 연방사라고 합니다. 부캉이도 그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빠져나가거나, 계속 수로에 머문다라고 하면 그것 자체도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좀 필요하지 않겠나….]
결국, 부캉이를 쫓아내는 게 아니라 스스로 바다로 갈 수 있도록 안전하게 길을 만들어주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한 해결책으로 보입니다.
(취재 : 김수윤,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 정경문, 영상편집 : 안준혁, 디자인 : 육도현, 제작 : 디지털뉴스부)
[AFTER 8NEWS] "헤엄치는 게 굉장히 부자연스럽다"…'부캉이'에게 무슨 일이!? "스트레스로"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