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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업무로 AI 만들고 나를 해고한다? '비밀 프로젝트'의 섬뜩한 결말 [스프]

[오그랲]

오그랲
⚡ 스프 핵심요약

메타는 프로젝트 OT를 통해 소규모 팀과 AI 에이전트 도입을 시도했으나, 낮은 AI 성능과 보안 문제, 직원들의 거센 반발로 인해 결국 실패했습니다.

아마존과 메타 등 주요 기업들은 AI 도입 과정에서 예산 초과와 장애 해결 시간 증가 등 예상치 못한 높은 AI 노동 비용을 겪고 있습니다.

AI가 생성한 쓸모없는 산출물인 '워크슬롭'이 기업의 생산성을 저하시키고 있으며, AI는 이미 20대 초반 청년층의 고용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데이터를 만지고 다루는 안혜민 기자입니다. 최근 로이터에서 메타의 비밀 프로젝트를 보도했습니다. 이름하여 '프로젝트 OT(Organization Transformation)'. 이름 그대로 조직을 변화시키겠다는 목적으로 진행했던 프로젝트입니다.

어떻게 조직을 변화시키느냐가 제일 중요하겠죠? 메타를 아예 AI 기반의 조직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게 마크 저커버그의 생각이었어요. 메타 직원 수 천 명의 업무를 대신해서 AI 에이전트와 AI 도구를 활용하겠다는 거였죠.

2026년 1월, 하와이로 가보겠습니다. 하와이 카우아이 섬에는 저커버그가 2014년부터 토지를 매입해 건설한 아지트가 있습니다. 사실 이 공간을 아지트라고 해야 할지 별채라고 해야 할지, 혹은 온갖 시설이 있는 복합 단지라고 해야 할지 애매합니다. 왜냐하면 저커버그는 171만 평이 넘는 토지를 구입해서 벙커, 지하 대피소, 또 자체적으로 에너지와 식량을 공급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거거든요. 자급자족이 가능한 수많은 시설들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일각에서는 지구 종말을 대비하는 시설을 만든 거라는 의심도 하고 있죠.

여하튼 바로 이 공간에서 프로젝트 OT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1월 이 하와이 아지트에서 저커버그와 메타 경영진들이 모여 계획을 세웠던 건데요. 어떤 식으로 조직을 개편하려고 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존 메타에서는 제품 하나를 담당하면 팀에 20명 정도의 인력이 배치되었어요. 서비스를 설계하고 개발할 엔지니어가 15명 정도로 가장 많고요. 여기에 PM 1명, 디자이너 1명,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1명, UX 리서처 1명, 데이터 엔지니어 1명 등. 이런 식으로 한 팀에 필요한 기능을 거의 모두 갖춰놓는 방식으로 운영했었죠.

하지만 프로젝트 OT가 적용된 이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한 팀이 5명 정도로 대폭 축소됩니다. 서비스를 만들 빌더 4명에 서비스 전체의 방향을 이끌 리더 1명 정도로만 운영하는 겁니다. 인원이 줄어든 부분은? AI 에이전트와 AI 도구를 활용하겠다는 거고요. 소규모 팀에 소속되는 디자이너나, 데이터 분석가 같은 전문직 인력은 따로 없습니다. 대신 이들은 고정 배치 없이 필요할 때마다 요청을 받으면 업무를 배치하는 방향으로 운영하는 거죠.

사실 메타는 이미 작년부터 프로젝트 OT를 위한 사전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 갔습니다. 가령 메타의 제품 부문 부사장은 작년 여름에 초기 AI 파일럿 프로젝트로 초소형 팀을 꾸려 실험을 진행했죠. 엔지니어 2~3명에 디자이너 1명, 이렇게 단출하게 구성해서 기존 6개월 개발 주기 대신 4주 단위로 제작 실험을 진행했어요.

이 파일럿 프로젝트를 운영해 보고 난 뒤 내부적으로 검토해서 보고서도 만들었죠. 이 보고서에는 엔지니어, 디자이너 같은 고정 역할 대신에 서비스를 만드는 '빌더'로 통합하겠다는 모델이 담겼어요. 그게 프로젝트 OT로 발전된 거고요.

그리고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인력 감축에 나섰습니다. 지난 5월부터 전체 메타 인력 가운데 10%가 해고되었죠. 약 8,000명을 해고했는데, 해고 방식을 두고도 말이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해고 대상자들에게 새벽 4시에 이메일로 통보를 했거든요.

고용 불안도 불안이었는데, 메타 직원들이 더 신경 쓰였던 건 따로 있었습니다. 메타가 자사 AI 모델 성능을 높이겠다고 직원들의 마우스, 키보드 입력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거든요. 수집된 학습 데이터는 AI로 하여금 인간이 컴퓨터와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지를 파악하는 데에 쓰일 예정이었죠. 이를테면 AI 에이전트가 '인간의 개입'이 필요한 시점을 스스로 인지하도록 하려 했던 겁니다. 만약 이 부분이 해결이 된다면, AI 에이전트가 주도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꾸려지겠죠? 그렇게 되면 인간은 정말 지시나 검토만 하고 AI만으로 조직이 알아서 돌아갈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이걸 두고 엄청난 비판이 쏟아졌어요. AI 개발을 명분 삼아 사실상 직원들의 PC 사용을 감시하는 것 아니냐, 노동자에 대한 지나친 감시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죠. 게다가 개인 정보의 무분별한 수집에 그걸 또 AI에 활용한다고 하니 법적 문제도 불거질 수 있고요. 메타 경영진 측에선 데이터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다는 입장으로 방어에 나섰죠.

이렇게 사람도 자르고, AI 에이전트 성능을 높이면서 차근차근 준비하던 프로젝트 OT. 저커버그가 꿈꿨던 이 프로젝트, 결과적으로 무산되었습니다. 지금부터는 왜 이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않았는지를 조금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로젝트 OT'의 실패... AI는 아직 인간을 대체할 수 없다?
원래 메타의 계획대로라면 올해에만 2번의 구조조정이 진행되어야 했습니다. 5월 뿐 아니라 11월에도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었죠. 일부 팀의 경우엔 최대 60%까지 인력이 축소되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어요.

그런데 11월 구조조정은 결국 취소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직원들의 반발이 너무나도 컸거든요. AI 중심으로 모든 게 돌아가고, 그것 때문에 내 일자리가 날아갈 상황이니 가만히 있겠습니까? 게다가 그 AI를 내 데이터로 훈련시키고 있으니 화가 날 수밖에 없죠.

메타 직원들은 사무실 내 회의실이나 화장실에 이런 전단을 비치하며 온라인 청원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어요. 이렇게 여론이 안 좋게 흘러가자, 경영진 측에서도 수집 도구의 기능을 일부 축소하겠다고 발표하며 뒤로 물러섰죠.

업계에서는 메타 내부에서 노조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고 평가하기도 하더라고요. 미국뿐 아니라 영국의 메타 직원 일부는 통신노조 산하 조직과 함께 노조 결성 캠페인을 시작하기도 했죠. 직원들의 반응도 반응이지만 사실 핵심은 직원을 대체할 것으로 생각한 AI 에이전트의 성능이 그만치 따라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메타가 사내 플랫폼에 AI를 도입한 전후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사내 플랫폼에 더해진 코드량은 전년 대비 220%나 증가했어요. 하지만 실제 사용자에게 적용된 새로운 기능이나 개선된 기능 변화는 36% 증가에 그쳤죠. 거기에 더해 AI 에이전트를 제대로 제어할 수 없어서 발생한 보안문제는 전년 대비 40% 증가했습니다. 장애 해결을 위해 소요된 시간도 이전보다 70%나 증가했고요. 이런 상황이니 메타 경영진 입장에서도 프로젝트 OT를 밀고 나갈 수 없게 된 겁니다.

이러한 문제를 겪는 건 메타뿐이 아닙니다. 가장 공격적으로 인력을 구조조정한 아마존도 비슷해요. 아마존은 작년 10월부터 올해까지 총 3만 명에 달하는 인력을 줄여 왔습니다. 작년 10월에 1차로 1만 4,000명이 잘렸고, 올해 초에 나머지 1만 6,000명이 감원되었죠.

그 자리를 AI 에이전트로 대체하겠다는 건데 작년부터 올해까지 크고 작은 오류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작년 연말에 AWS가 두 차례나 먹통이 된 적이 있었는데, 그게 아마존의 AI 에이전트 영향이었거든요. 물론 아마존은 두 사건 모두 AI 결함이 아닌 사용자의 조작 실수라고 선을 긋긴 했습니다.

사고도 사고인데, 비용 문제도 큽니다. 이를테면 아마존이 올해 진행했던 웹사이트의 상품 목록에 저자 정보를 자동으로 연결하는 프로젝트가 대표적입니다. 이 작업에 앤트로픽의 AI 모델을 사용했는데, 시스템 설계 비용이 180만 달러까지 불어났어요. 당초에 잡아둔 예산보다 무려 860% 많이 지출하게 되었죠. 심지어 돈은 이렇게 많이 써버렸는데, 시스템은 제대로 구축하지도 못했고요. 아마존이 이 비용 초과 사실을 확인하기까지는 또 5개월이나 걸렸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재무 감사 도구에도, 또 배송 속도 개선용 물류 시스템에도 비용이 초과로 들었습니다. 세 프로젝트 합치면 계획에 없던 AI 지출이 약 250만 달러나 됩니다. 사소한 코딩 오류라 할지라도, AI 모델이 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면 이렇게 막대한 비용을 초래할 수 있는 겁니다.

AI가 인간의 일을 대신하기 시작하면서 인건비를 줄일 거라 예상했지만, 이전에는 잡히지 않았던 일종의 AI 노동비를 관리할 필요가 생긴 거죠.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메타와 아마존조차 시행착오를 겪고 있으니, 다른 기업들은 더 말할 것도 없겠죠?

MIT가 작년에 발표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전 세계 기업 중 95%는 생성형 AI 도입을 통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고, 단 5%의 기업들만 성공했어요. 물론 작년에 나온 보고서이고, 그 사이 모델의 성능이 엄청나게 좋아졌지만 여전히 AI 모델 도입이 업무 성과까지 이어지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겁니다.


갈 길 남아 있는 AI인데... 이미 선반영된 채용 시장?
기업들은 AI를 일단 쓰면 업무 혁신도 이뤄지고, 또 생산성이 폭발할 것을 기대했어요. 무엇을 혁신할지, 어떻게 혁신할지에 대한 고민보다는 일단 AI를 업무에 활용하라고 지시하다 보니 현장의 부담은 더 커졌죠. 앞서 살펴본 것처럼 AI가 제대로 업무 해결은 못하고, 또 다른 업무만 생산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AI가 만들어낸 조잡한 결과물을 'AI 슬롭'이라 부르듯, 업무 현장에서 나오는 쓸모없는 AI 산출물을 '워크 슬롭' 이라고 부릅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 '워크 슬롭'을 겪고 있어요.

스탠퍼드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미국 내 정규직 1,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40%가 워크 슬롭을 경험했다고 답변했죠. 그리고 AI가 만들어 놓은 워크 슬롭을 해결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2시간이었습니다. 이걸 급여로 환산하면? 직원 1명당 월 186달러. 우리 돈으로 약 26만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겁니다. 만약 직원 1만 명 규모의 기업에 적용해 본다면 어떨까요? 전체 직원 중 40%가 워크 슬롭을 경험했다고 계산해 보면, 연간 915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125억의 비용이 매년 허공으로 사라지는 셈입니다.

사실 최근 연구, 실험들을 보면 생각보다 AI가 우리들의 전체 업무를 당장 대체하기 어렵다는 결과가 많습니다. 단순 분류 작업이나, 요약 작업에서는 충분히 도움을 받고 있는 게 맞지만, 실제 인간이 돈을 받고 수행하는 프로젝트를 맡기긴 어렵다는 거죠. 이를테면 3D 모델링이나, 건축 디자인 같이 의뢰를 받고 의뢰서의 조건대로 납품할 수 있는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지 살펴보면 성적표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성공 비율이 10%를 넘는 모델이 앤트로픽의 페이블5 하나 정도죠. 가장 성능이 좋은 모델조차 10번 중 8번은 실패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아직까지는 AI 성능이 인간을 대체할 수준까지는 못 왔지만 문제는 이미 채용 시장은 선반영이 되고 있어요. 그 피해를 직접적으로 입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청년들이죠.

스탠퍼드 연구팀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공개한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보고서입니다. 경제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일자리를 대상으로 분석해 보면 아직 AI가 우리들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다는 증거는 뚜렷하지 않습니다. AI에 노출된 직업들의 고용률이 상대적으로 낮긴 하지만 고용 자체가 무너졌다고 보긴 어렵다는 거죠. 하지만 연령별로 보면 조금은 다릅니다.

챗GPT가 세상에 공개된 2022년 말을 기준으로 두고 이때보다 사람을 더 많이 뽑으면 1 이상, 사람이 줄어들었으면 1 이하입니다. AI에 노출된 직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연령별로 나눠서 살펴보면 22~25세가 가장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챗GPT 공개 시점 전에는, 즉 코로나 이후 회복기에는 청년 채용이 가장 활발하게 늘어났어요. 하지만 2026년 중반을 보면 여섯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기준선 1 밑으로 내려가있죠.

연구진은 이런 20대 초반 청년들의 변화가 일종의 '탄광 속 카나리아' 일지 모른다고 해석합니다. 산소에 민감한 카나리아가 광산 안의 공기 상황을 알려주듯이 어쩌면 20대 초반 청년들이 우리 노동 시장의 카나리아일 수 있다는 거죠.

직원의 데이터로 AI를 만들고, 그 AI로 직원을 대체하려는 시도. 결국 실패했지만 이 시도 자체가 이미 시작됐다는 게 중요한 지점입니다. 성능이 올라오면 언제든 다시 시도할 수 있다는 거니까요. 탄광 속 카나리아처럼 이미 신호는 감지되고 있습니다. AI가 실제로 인간을 대체할 수준까지 발전하는 날이 오면 그때는 경보가 아니라 이미 늦어버린 뒤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그 변화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오늘 준비한 오그랲은 여기까지입니다. 긴 영상 끝까지 시청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참고자료
- Mark Zuckerberg had a bold plan to replace Meta staff with AI. Here's how it imploded | Reuters
- 「Canaries in the Coal Mine? Six Facts about the Recent Employment Effects of Artificial Intelligence」 | Stanford Digital Economy Lab
- A Significant Increase in Digital Labor Automation | Center for AI Safety
- An Engineer's Post Protesting Laptop Surveillance Is Going Viral Inside Meta | WIRED
- Correcting the Financial Times Report About AWS, Kiro, and AI | Amazon
- The GenAI Divide: State of AI in Business 2025 | MIT Project NANDA
- Message from CEO Andy Jassy: Some Thoughts on Generative AI | Amazon

: 안혜민 디자인 : 안준석 인턴 : 신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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