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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지원자 줄지어 '오리걸음'…"못하면 탈락" 무슨 일

<앵커>

요즘 지자체는 농번기 일손을 메우기 위해 직접 해외로 나가 이른바 '계절 근로자'를 뽑습니다. 그런데 필리핀에서 지원자들이 단체로 오리걸음을 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떻게 된 건지, 정반석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25일 필리핀 코너시에서 촬영된 사진들입니다.

경기도 파주시가 계절 근로자를 뽑는 모습인데, 지원자들이 줄지어 서서 양팔을 들거나 바닥에 엎드립니다.

단체로 오리걸음을 하는 사진도 있습니다.

현장에 모인 300여 명을 대상으로 체력 측정을 했다는 것이 파주시의 설명입니다.

[파주시 관계자 : 우리가 뭐 (장비를) 가져가거나 그런 게 아니라, 갑자기 그런 상황이 발생하니까. 그냥 팔굽혀펴기 한 10개 해봐라, 오리걸음 몇 개 걸어봐라, 그렇게 했던 거죠.]

현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것은 파주시 공무원이 아닌 사설 인력업체 대표 홍 모 씨.

오리걸음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홍 모 씨/인력업체 대표 : 지난번 부여 농협 가서도 다 했어요. 안성 농협에서 갔을 때도 했고요.]

2년 전 홍 씨를 통해 경기도 안성에 온 필리핀의 한 계절 근로자는 이런 선발 방식에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합니다.

[에스더(가명)/필리핀 계절 근로자 : 홍 씨가 오리걸음을 돌지 못하면 농협 직원이 떨어뜨릴 거라고 그럼 한국에 못 온다고 했어요. 감옥에서나 시키는 거잖아요? 왜 한국인들은 그렇게 하도록 놔뒀나요? 왜 막지 않았나요?]

올해 1월 시행된 개정 출입국관리법은 국가와 지자체, 정부가 지정한 전문기관을 제외하고는 누구든 계절 근로자 채용에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는데, 중간에서 돈을 떼가는 불법 브로커를 차단하기 위해서입니다.

홍 씨는 통역만 한 거라고 주장합니다.

[홍 모 씨/인력업체 대표 : 제가 하는 건 딱 하나예요. 통역하는 거거든요.]

파주시 설명은 다릅니다.

[파주시 관계자 : 코너시에서 송출 업체 그쪽에 우리도 외국 계절 근로자 좀 하고 싶다. 저도 코너시가 어딘지 몰랐어요. 여기도 한 번 좀 써보시는 게 어떻겠느냐 그렇게 해서….]

현지 사정을 모르는 지자체가 직접 채용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합니다.

[파주시 다른 관계자 : 외국 지자체랑 다이렉트로 해가지고 하기는 쉽지가 않아요. 중간 조직이 껴야 되는데.]

올해 전국 지자체가 선발하는 계절 근로자는 11만 명, 지자체 대신 중앙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양현철,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최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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