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3월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모습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이 자신의 '김학의 사건' 연루 의혹을 보도한 JTBC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패했습니다.
서울고법 민사13-1부(백강진 이규홍 황진구 부장판사)는 윤 전 고검장이 JTBC와 손석희 당시 앵커, 취재기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지난달 28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피고들이 공동해 윤 전 고검장에게 7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입니다.
JTBC는 2019년 3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게 성 접대를 한 의혹을 받은 건설업자 윤중천 씨가 대검찰청 진상조사단 조사에서 윤 전 고검장과 골프를 쳤다는 등 친분을 인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윤 전 고검장은 "윤중천과 일면식도 없다"며 같은 해 JTBC 등을 상대로 3억여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2021년 2월 1심은 "해당 보도는 공직자였던 원고에 대한 감시·비판·견제라는 정당한 언론 활동의 범위를 벗어나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 원고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불법 행위를 구성한다"며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JTBC가 보도 근거로 삼은 윤중천 씨 운전기사의 경찰 조사와 대검 진상조사단 진술을 신뢰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5년 반 만에 나온 2심 판결은 "취재 과정과 보도 경위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고 일부 부적절한 행위가 개입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보도 내용 자체의 허위성을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없는 이상 명예훼손으로 인한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다른 결론을 내놨습니다.
2심 재판부는 윤 씨 운전기사가 2013년 경찰 조사에서 "윤 전 고검장과 윤 씨가 전화 통화도 하고 별장에 한두 번 정도 온 적이 있어서 얼굴이 기억난다"라고 말했지만 2019년 과거사수사단 조사에선 "현재로선 윤 전 고검장이 윤 씨 별장을 출입했는지 모르겠다"며 다른 취지로 말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흐려지는 게 일반적이고 운전기사로 근무하던 시기로부터 약 10여 년이 지난 시점에 과거사수사단이 들은 진술의 신빙성이 그의 경찰 진술보다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JTBC가 수사기관 등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자료에 주로 의존하면서 수사 상황을 평면적으로 전달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과연 취재 과정에서 언론인에게 요구되는 사실 확인을 위한 충분하고 균형 잡힌 노력을 다했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될 순 있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그러나 한편 이 보도는 언론이 본래 사명으로 삼고 있는 공직자 또는 공직 사회에 대한 감시와 비판 기능 수행에 직접적으로 관련됐다"며 "보도의 공공성 정도, 언론 자유와의 관련성 등에 비춰보면 취재 경위와 보도 행태의 일부 문제점을 들어 보도 자유를 쉽게 제한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윤 전 고검장은 2019년 5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김학의 사건 심의 결과를 발표하며 "윤 전 고검장이 윤 씨와 만나 골프를 치거나 식사했다는 진술과 정황이 확인된다"고 밝힌 데 대해 과거사위와 대검 진상조사단 관계자들을 상대로도 소송을 냈습니다.
하지만 이 소송에선 1심에 이어 최근 2심에서도 패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진상조사단의 조사 내용이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윤 전 고검장은 현재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변호인을 맡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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