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한 종중이 수십억 원의 토지 보상금을 분배하면서 성별에 따라 차등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남성에게 최대 2배까지 더 주기로 한 겁니다. 결국 법정 다툼으로 번졌는데, 법원은 이 결정은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조윤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A 종중이 소유했던 경기 파주시의 땅입니다.
지난해 6월 7만 4천여 제곱미터가 군사시설 부지로 편입되면서 보상금으로 78억 원을 받게 됐습니다.
세금과 비용 등을 제하고 종종원 200여 명에게 분배하기로 한 금액은 39억 원.
종중 이사회는 할아버지 세대인 남성 1대에 3천만 원, 남성 2대 2천만 원, 남성 3대에는 1천500만 원을 주고, 여성에게는 세대 구분 없이 1천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A 종중 총회 (지난 3월) : 남성 1세대는 각 가정의 식솔들을 모시는 가장이고 집안의 뿌리이면서 종중을 이끌어가는 거예요. 그 집안을 이끌어가는 뿌리입니다.]
종중은 사적 단체로 분류돼 민법 등에 재산 분배 기준이 규정돼 있지 않습니다.
종중이 내세운 분배 기준은 '종중에 대한 기여도'였습니다.
[A 종중 회장 : 벌초나 시제 때 계속 참여한 사람을 안 한 사람하고 똑같이 주는 것도 문제가 있지 않냐…. 출가한 여성분들은 그 집안에 가서 열심히 살지. (시대가 많이 달라졌잖아요.) 시대가 달라졌으니까 이만큼 주는 거예요.]
여성 종중원들은 반발했습니다.
[B 씨/여성 종중원 : 아무리 그래도 코 묻은 손자하고 똑같이 대우를 해 준다는 거 같고, 자존심도 상하지.]
벌초나 제사 때 오라고 연락받은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C 씨/여성 종중원 : 이거는 차별이라고 항의를 했죠. 이렇게 분란이 생기면 그냥 배분 자체를 안 하겠다고 얘기하더라고요.]
여성 종중원들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은 종중 결의에 실체적 하자가 있는 만큼 무효라고 결정했습니다.
"해당 분배 안은 성별에 따라 차별을 둔 것에 불과해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신채은/변호사 : 여성 종원의 지위와 남성 종원의 지위가 점점 대등해지고 있고, 여성 종원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해서는 안 된다.]
법원 결정에 종중 측은 "성별에 따른 차등 분배 안은 철회할 예정"이라면서 "일괄적으로 1천500만 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임우식·주용진, 영상편집 : 전민규)
[단독] '재산 분배' 남자는 두 배?…법원 "남녀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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