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평양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일본 집권 자민당 주요 간부들이 한국 광복절이자 일본 패전일인 오는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것으로 보인다고 산케이신문과 교도통신 등이 오늘(14일) 보도했습니다.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유신 전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 6천여 명을 추모하는 시설로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도 합사돼, 일본 군국주의 상징으로 통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자민당 스즈키 슌이치 간사장, 아리무라 하루코 총무회장, 니시무라 야스토시 선거대책위원장이 15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조율 중입니다.
당초 고바야시 다카유키 정무조사회장도 참배할 것을 검토했지만 혼슈 동부 지바현에서 발생한 수해 피해 대응을 이유로 방침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그간 개별적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자민당 간부는 있었지만 단체로 참배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해설했습니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이와 관련해 산케이에 "어디까지나 당 입장에서의 참배다. 마음을 다해 전몰자를 추모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야당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오가와 준야 중도개혁연합 대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몰자 추도에 정치적 입장 차이는 없지만, 인근 국가와의 관계나 외교에 대한 영향의 책임이 있다. 여당 간부가 단체로 참배했을 때 더 큰 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구마모토 강진 수습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이유로 15일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표면적 이유로는 내정 집중을 들었지만, 일본 군국주의 상징으로 통하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경우 한국과의 외교적 관계는 물론 한미일 3국 연대에 균열을 일으킬 것을 우려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 자민당 정조회장이던 2021년 가을 '예대제(例大祭·제사)'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고 8월 15일에도 정기적으로 참배에 나섰던 정치인입니다.
지난해 10월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도 총리로 취임할 경우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다카이치 총리는 참배는 직접 하지 않고 개인 명의로 공물만 봉납해왔으며 이번 패전일에도 공물 봉납에 나설지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관방장관 본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나 공물 대금 봉납을 할지 여부에 대해 "총리 본인이 적절히 판단할 일이며 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교도통신은 자민당 간부들의 단체 참배가 일본 보수층을 배려한 움직임이라고 해설하면서 나아가 장래에 다카이치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것을 염두에 두고 사전에 환경을 정비하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뒤 처음 맞는 패전일에 일본 정부 주최 전몰자 추도식 식사에서 '반성'과 '부전의 맹세' 즉 전쟁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언급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역대 일본 총리는 전몰자 추도식에서 반성과 부전의 맹세를 언급했지만, 다카이치 총리가 '정치적 스승'으로 삼는다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재집권한 이후인 2013년부터는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다카이치 총리 전임인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가 지난해 8월 15일 13년 만에 전몰자 추도식 식사에서 다시 언급하며 주목을 끈 바 있습니다.
하바 구미코 아오야마가쿠인대 명예교수는 도쿄신문에 다카이치 총리가 그간 내놨던 역사 인식과 관련한 발언들이 일본의 전쟁 가해 사실을 근거로 하지 않았다며 "패전일에 인근 국가와의 외교에 지장을 일으키지 않도록 신중한 언동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한편, 기하라 관방장관은 전몰자 추도식에 대해 담화를 발표해 "전 국민이 깊은 추모를 바치는 것과 동시에 영구 평화 확립에 대한 맹세를 새롭게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전했습니다.
(사진=서경덕 교수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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