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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외국납부세액 공제 시 특정국 결손금, 타국 소득서 차감해야"

대법 "외국납부세액 공제 시 특정국 결손금, 타국 소득서 차감해야"
▲ 대법원 전경

여러 국가에 해외사업장을 둔 국내 기업의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를 계산할 때 특정 국가에서 발생한 결손금을 다른 국가의 소득에서 비율에 따라 나눠 차감하는 방식이 타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LG화학이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LG화학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지난 6월 확정했습니다.

현대건설이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같은 취지로 제기한 소송도 같은 달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에서 현대건설 패소로 확정됐습니다.

소송의 쟁점은 2개 이상 국가에 국외사업장을 둔 내국법인의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를 계산할 때 특정 국가에서 발생한 결손금을 처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외국납부세액 공제란 한국 회사가 해외에서 번 돈에 대해 외국과 한국에서 두 번 세금을 내게 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외국에 낸 세금을 한국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것을 말합니다.

다만 무한정 공제해줄 경우 외국에 세금을 많이 낸 회사는 그 초과분으로 국내에서 번 소득에 대한 세금까지 공제될 수 있으므로 외국에서 번 소득에 대응하는 만큼만 공제해줍니다.

문제는 LG화학이나 현대건설과 같이 여러 나라에 사업장이 있고 그중 어느 나라에서 결손이 발생한 경우 국가별 공제한도를 어떻게 계산하는지였습니다.

LG화학과 현대건설은 특정 국가의 결손금은 해당 국가의 소득에만 반영해야 하고 다른 국가의 국외원천소득에 반영·차감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LG화학은 2018 사업연도에 미국에서 결손금이 발생했는데 이를 다른 국가 소득에 반영하지 않을 경우 그만큼 다른 국가의 국외원천소득이 크게 잡혀 공제한도가 커지게 됩니다.

그러나 세무당국은 해당 결손금을 각국 소득액에서 국가별 소득액 비율에 따라 나눠 차감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예컨대 A국에서 결손금 100억 원이 발생하고 B·C국에서 각각 500억 원·300억 원, 국내에서 200억 원의 소득이 발생했다면, A국 결손금 100억 원을 B·C국 국외원천소득에서 50%(500억 원/1천억 원)· 30%(300억 원/1천억 원)씩 안분해 차감하는 것입니다.

이에 LG화학은 2018 사업연도 법인세 약 42억 원, 현대건설은 2015∼2017 사업연도 법인세 325억 원을 환급해달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그러나 1·2심에 이어 대법원도 세무당국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대법원은 "외국납부세액 공제 제도는 국외원천소득에 대해 우리나라에 납부할 법인세액 범위 내에서만 공제를 허용하고 있다"며 "외국납부세액 공제로 인해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과세권이 잠식되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만약 특정 국가의 결손금이 다른 국가 소득에서 전혀 차감되지 않으면 그 결손금이 실질적으로 국내원천소득에서만 차감되는 셈이 돼 국내 과세권이 잠식된다는 설명입니다.

A국 결손금 100억 원을 B·C국 소득에서 차감하지 않을 경우 전체 과세표준에서는 100억 원이 빠지지만 B·C국 국외원천소득은 그대로 남으므로 결과적으로 해당 결손금이 국내소득에서 차감된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따라서 외국 납부 세액 공제 방식을 정한 구 법인세법 57조 1항 1호의 입법목적이 저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가별 소득이 국내 법인세액 산출에 기여한 정도에 비례해 결손금을 안분해 차감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 타당하고 또한 합리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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