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더위를 피해 나무가 많은 산을 찾으면 시원할 거라 기대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이 올해 처음으로 폭염에 취약한 탐방로를 지정했는데요.
과연 어떤 곳인지, 장선이 기자가 직접 올라가 봤습니다.
<기자>
기온이 35도를 훌쩍 넘은 한낮.
도봉산국립공원 탐방로에 올랐습니다.
나무 그늘 아래를 걷다가도, 그늘이 걷히는 순간 햇볕이 그대로 내리 꽂힙니다.
열화상 카메라를 켜자, 같은 탐방로인데 색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나무 그늘이 덮인 땅은 34.3도, 몇 걸음 떨어진 땡볕 구간은 지표면 온도가 74.3도까지 치솟습니다.
머리 위에서 내리쬐는 햇볕에, 발밑에서 올라오는 열까지 더해집니다.
30분을 올랐을 뿐인데 땀이 멎지 않습니다.
산행 전 36.9도였던 기자의 체온은, 30분 만에 37.6도까지 올랐습니다.
폭염에도 탐방객은 끊이지 않습니다.
[문일수/서울 노원구 : 어질어질 하면 좀 앉아서 쉬었다가 가고 그러죠, 그늘에.]
드론을 띄워 살펴보니 여성봉 일대처럼 뙤약볕에 그대로 노출되는 구간이 눈에 띕니다.
이렇게 그늘이 없는 바위와 능선 구간에서는 온열질환은 물론 어지럼증에 따른 추락 사고 위험이 커집니다.
[서세홍/경기 남양주시 : 바위는 못 가요, 더 뜨거워서요. 능선에 가면 햇빛도 많이 나서 요즘은 안 가요.]
연간 폭염 일수는 지난 2023년 14.2일에서 지난해 29.7일로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여름철 탈진, 탈수 같은 온열 관련 산악 사고 구조 인원은 162명에서 248명으로 함께 늘었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이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은 올해 처음으로, 그늘이 없거나 경사가 급한 전국 55개 구간을 '폭염 취약 탐방로'로 지정했습니다.
[김인수/국립공원공단 재난안전처 안전대책부장 : 구토 증상이라든지 열이 난다든지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즉시 하산을 하셔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시고, 증상이 심하시면 119나 병원을 찾으셔야 합니다.]
등산 도중 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는 게 도움이 되지만, 그보다 더운 날씨에는 폭염 취약 탐방로를 오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김종태, 화면제공 : 국립공원공단)
더 시원할 줄 알고 찾았는데…'폭염 취약 탐방로'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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