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요일 친절한 경제 한지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앞으로 중고차 가격이 좀 명확해진다고요?
<기자>
정부가 중고차 총액 표시제를 도입하기로 했는데요.
매매업자가 인터넷에 광고를 할 때 차량 가격뿐만 아니라 모든 수수료를 포함해서 총액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합니다.
중고차 1년에 약 250만 대나 거래되는 큰 시장인데요.
그동안 광고 가격이랑 실제 내는 돈이 너무 달라서 소비자들 불만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서요.
광고에는 500만 원짜리 매물이라고 나왔는데, 막상 계약하러 가면 매도비 44만 원, 알선 수수료 20만 원, 성능 보험료 50만 원, 이렇게 하나둘씩 붙기 시작해서 100만 원 넘게 더 내야 하는 일이 흔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이걸 손보기로 했는데요.
앞으로는 광고할 때 수수료까지 다 포함한 '총액'을 표시해야 합니다.
항공권 살 때랑 비슷한 방식입니다.
예전에는 항공권도 "특가 5만 원" 이렇게만 크게 써놓고, 유류할증료·세금은 결제 직전에야 알려줬었잖아요.
그거 막으려고 항공권에도 2014년에 '총액 표시제'를 도입했는데, 중고차 시장에도 같은 원리를 적용한 겁니다.
<앵커>
환불받기도 좀 수월해진다면서요?
<기자>
지금까지는 딜러가 고지한 내용과 실제 차 상태가 다른 것을 입증해야만 환불을 받을 수 있었는데요.
앞으로는 주요 장치에 큰 하자만 있어도 환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고차 사자마자 엔진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든가, 이런 경우 있잖아요.
앞으로는 차 산 지 7일 안에 엔진 같은 주요 장치에 하자가 생기고, 수리 부담이 너무 크면 계약을 아예 무를 수 있습니다.
이번에 정부가 민법이나 다른 나라 기준에 맞춰서 하자보증 책임을 매매업자한테 분명히 지우기로 한 겁니다.
여기서 "수리 부담이 크다"는 기준이 구체적으로 있는데요.
수리비가 300만 원 이상이고, 동시에 매매가의 30% 이상이거나, 아니면 수리 기간이 30일 이상 걸리거나, 이 둘 중 하나만 해당돼도 해제 사유가 됩니다.
그리고 하나 더 바뀌는 게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성능 점검할 때 드는 보험료를 소비자가 부담해 왔는데요.
이 보험료가 5년 만에 2.2배로 뛰었습니다.
보험 자체가 방만하게 운영됐다는 지적도 나왔고요.
그래서 정부는 이 성능 보험을 매매업자가 의무로 드는 보험으로 통합하기로 했는데, 보장 기간이랑 항목은 늘리면서 보험료 부담은 낮추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또 앞으로 침수 차 잘못 팔았다가 큰일 날 수도 있게 된다고요?
<기자>
지금은 실수였다고 하면 넘어갈 수 있지만 앞으로는 고의 여부를 떠나서 영업 정지까지 가능하게 됩니다.
중고차 민원 중에 80% 이상이 점검 기록부가 부실해서 생긴 문제였는데요.
침수됐던 차인데 침수 이력이 안 적혀 있다거나 사고 이력이 빠져 있다거나 이런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부실했냐면요.
2019년에 도입된 성능 보험 때문에 "하자가 나도 어차피 보험 처리되니까" 하면서 점검을 꼼꼼히 할 필요성 자체가 약해졌습니다.
또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고 하면 넘어갈 구멍이 있었던 데다가, 점검 기록부 양식 자체도 옛날 차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었고요.
세부 점검 기준이나 처벌 근거도 애매했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침수나 사고 이력처럼 중요한 항목을 잘못 적으면 "몰랐다"는 변명 없이 바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처벌만 강해지는 게 아니라, 점검 기록부 양식도 요즘 차에 맞게 손보고, 세부 점검 가이드라인도 새로 만든다고 합니다.
여기에 더해 어느 업체가 믿을 만한지도 미리 알 수 있게 되는데요.
매매업자랑 성능 점검자의 신뢰도 정보를 해마다 공개하고, 이걸 바탕으로 '우수 사업자'도 따로 지정합니다.
요즘 많이 쓰는 "내차 팔기" 플랫폼도 손보는데요.
그동안은 플랫폼이 차 진단을 잘못해서 딜러나 차주가 손해를 봐도, 영세 딜러들은 계정이 막힐까 봐 항의도 제대로 못 했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플랫폼이 진단을 잘못하면 실제 손해액만큼 보상해야 하고, 이용자 잘못이 아닌데 서비스 이용을 막는 것도 안 됩니다.
국토부는 그동안 이런 플랫폼한테 과징금을 매길 근거조차 없었는데요.
이제는 국토부 장관이 직접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됩니다.
[친절한 경제] '깜깜이 수수료 폭탄' 그만…'중고차 총액 표시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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