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뉴스헌터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SBS <뉴스헌터스> 월~금 (
18:50~19:50)
■ 진행: 김종원, 윤태진 앵커
■ 대담: 크리스토퍼 놀런 (영화감독 · 각본가 ·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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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생한 인터뷰는 동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윤태진] 삶의 이야기로 세상을 들여다보는 코너, ‘이슈인’입니다.
오늘 정말로 특별한 분이 <뉴스 헌터스>를 찾아 주셨습니다.
[김종원] 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예고해 드렸던 대로 영화 <오디세이>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모셨습니다.
[놀런] Thank you.
[김종원] <뉴스 헌터스>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감독님 한국까지 오시느라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첫 방문이신데, 하필이면 대한민국의 온도가 기상관측 이래 100여년 만에 가장 더울 때 오셨어요. 그래서 팬분들이 걱정을 하는 게 ‘자켓 입고 다니는 거 안 더우신가’ 이거를 걱정하는데 좀 어떠셨습니까, 한국의 온도.
[놀런] 심하게 덥지는 않습니다. 한국에 오기 전 중국과 인도에 들렀다 왔어요. 그래서 더운 날씨에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님처럼 넥타이를 매지는 않아도 되니까 괜찮습니다.
[윤태진] 다행이네요, SBS 로비에서도 많은 팬분들이 환영을 해주셨는데 사인까지 일일이 해주시면서 팬 서비스를 해 주셨습니다. 사실, 한국 팬들이 놀란 감독님을 엄청 사랑하거든요. <인터스텔라>도 천만 관객을 달성했었고요. 유독 한국 관객들이 놀란 감독님의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놀런] 콕 집어 답을 드리기는 어려운 질문입니다만 오래전부터 한국에 오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를 들자면 몇 년 전 <인터스텔라>가 개봉했을 때 수많은 한국 관객분들이 보러 와 주셨기 때문입니다. 영화가 전 세계에 공개될 때 감독 입장에서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감독인 저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라가 많습니다만 그 나라 관객분들과도 영화를 통해 소통해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국 관객분들이 <인터스텔라>에 아주 열렬하게 반응해 주셨다는 점은 분명했습니다. 그때부터 꼭 한국에 와서 관객분들을 만나고 그 열기를 느껴보고 싶었죠. 지금까지는 기회가 닿지 않았지만, 이번 <오디세이> 개봉을 맞아 마침내 한국을 찾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이 영화를 선보이고 관객 여러분과 직접 소통할 수 있게 되어 기대가 큽니다. 오늘 하루 종일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저의 작품이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와닿는지 확인하는 건 정말 흥미로운 일입니다.
[윤태진] <오디세이> 이야기를 좀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트로이 전쟁 이후를 다룬 호메로스의 대서사시인데, 사실 헐리우드 영화판에서 고대 그리스 신화는 제작비 대비 위험 요소가 커서 기피하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이 시기에 감독님께서는 꼭 이 영화가 세상에 나와야 한다고 판단을 내린 이유가 있을까요?
[놀런] 전작 <오펜하이머>는 저에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아주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었죠.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수많은 분들이 보러 와주셨습니다. 감독의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이런 성공은 기회가 됩니다. 원래라면 만들기 어려웠을 영화를 제작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제가 늘 주목해 왔던 점이 하나 있는데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는 서양 문학의 근원을 이루는 신화이고 그리스 신화는 수천 년에 걸쳐 수많은 세대의 사람들에게 흥미롭고 매력적인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여태껏 대형 아이맥스 스크린 등을 활용한 현대적 영화로 만들어진 적은 없죠. 영화감독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엄청난 기회입니다. 또한 그동안 영화관에서 경험해본 적 없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를 관객에게 선사하고 동참하도록 이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김종원] 요즘 ‘AI 시대다’ 이렇게 말하는데, 제가 감독님의 다른 인터뷰에서 ‘고대에 나온 이 작품을 재해석하고 각색하는 건 나의 영역이다’ 라고 말씀하신 걸 봤거든요. ‘AI 시대’라는 이 시대에 이 고전 <오디세이>를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재해석을 하시고 각색을 하셨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놀런] 과거 할리우드 방식은 답습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1950~60년대,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20~30년대 영화에서는 고전 문명이나 고대 문명을 너무 장대하게, 지나치게 격식을 갖춘 이질적인 공간으로 그려내곤 했죠. 제가 읽었던 원작 서사시는 그런 작품이 아니었습니다. <오디세이>를 읽으면 수천 년 전 이야기인데도 당시 사람들과 아주 가까이 교감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죠. 그래서 현대 관객들도 자신의 이야기처럼 친숙하게 공감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김종원] 저도 사실 감독님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서 감독님 작품을 다 봤습니다. 좀 정리를 해봤는데, <다크 나이트>하고 <오펜하이머>는 영웅의 고뇌를 담았다고 저는 생각을 했고요, 그 다음에 <인셉션>과 <인터스텔라>는 홈커밍, 다시 돌아오는 얘기를 담았다고 생각을 하고, <덩케르크> 같은 경우는 전쟁의 흉터를 집중적으로 다루셨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번에 <오디세이>는 저희도 가서 봤지만 이 모든 걸 다 담은 궁극의 이야기다,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제가 제대로 본 게 맞을까요?
[놀런] 제대로 보셨습니다. <오디세이>를 다시 읽어 보면서 저도 무척 놀랐습니다.
<인터스텔라>의 이야기만이 담긴 게 아니었거든요. 사실 <인터스텔라>를 제작할 때 <오디세이>를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크 나이트> 3부작과 <테넷>을 비롯한 다른 작품도 돌이켜 보면 제 영화 인생 내내 중요하게 다뤄 왔던 수많은 주제와 이야기의 원형이 바로 서사시 <오디세이>를 근원에 두고 있었습니다. 정말 흥미로운 발견이었죠. 이 이야기를 어떻게 영화로 그려낼 지 알 것 같다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이렇게 오래된 이야기의 원형은 제가 그간 작품에서 다뤄 왔던 요소이기도 했기에 마치 오랜 친구처럼 친숙함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원작과의 교감을 쌓을 수 있었고 이 이야기를 잘 풀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죠.
[윤태진] 저는 개인적으로 감독님의 영화를 보면 인간의 감정을 진짜 깊이 있게 탐구한다는 인상을 굉장히 많이 받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오디세이>를 보면서도 괴물들과 싸우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사실 그냥 싸워서 이겨야 되는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약점을 공략하고 유혹하고 그렇게 다뤄진 것 같은데, 감독님의 견해가 궁금한 점은 실제로 현대인들이 가장 빠지기 쉬운 유혹이 뭐라고 생각하시고 그걸 극복하려면 어떤 마음이 필요한지, 그런 견해가 궁금합니다.
[놀런] 좋은 질문입니다. 아주 심오한 질문이군요. <오디세이>는 말씀하신대로 인간으로서 우리가 극복해야 할 위험과 유혹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분들이 있으니 내용에 대해 너무 많이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번 주 수요일에 개봉하니까요. 하지만 영화 막바지에 다다르면 이토록 오래된 작품이 오늘날까지도 의미 있는 이유를 분명히 아실 수 있게 됩니다. 그 핵심은 ‘크세니아’라는 개념입니다. 영화에서는 ‘제우스의 법’이라고 표현했죠.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당시에는 어디로든 여행을 할 때마다 낯선 이들의 선의에 기대야 했죠. 그래서 ‘제우스의 법’이라는 규범이 존재했습니다. 타인을 존중하고, 내가 대접받고자 하는 방식으로 상대를 대접해야 한다는 내용이죠. 내가 대하는 타인이 어쩌면 인간으로 변장한 신일 수도 있으니까요. 처음 <오디세이>를 읽었을 때는 이런 개념이 무척 낯설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문화에서 나온 사고방식 같았죠. 신과 여러 존재에 대한 믿음을 바탕에 둔 개념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화 제작을 준비하고 각본을 다듬고 실제 촬영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상호 존중 개념이 문명의 근간을 이루는 아주 중요한 원칙이라는 점을 깨닫게 됐죠. 어떻게 보면 이 영화의 궁극적 메시지는 ‘이러한 원칙을 무시하거나 존중하지 않는 자는 결국 큰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종원] 약간 기술적인 얘기로 넘어가보고 싶은데, 이 영화가 전 세계 최초로 전체가 아이맥스 필름으로 찍어진 영화라고 제가 들었습니다. 저는 사실 아이맥스 카메라의 크기가 이렇게 큰지도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굉장히 크더라고요. 소음도 심해서 특수장비도 만드셨다고 들었는데, 이 꿈이 감독님의 10대 때부터 꿈이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오디세이>를 아이맥스로 전부 찍으신 이유가, <오디세이>이기 때문에 아이맥스로 찍으신 건지, 아니면 이제 아이맥스로 영화 전편을 찍을 수 있는 여건이 됐기 때문에 <오디세이>가 그 영화로 선택이 된 건지가 궁금하더라고요.
[놀런] 두 가지 이유 모두 맞는 것 같습니다. 사실 말씀하신 대로 16살 때부터 이런 영화를 만들고 싶었죠. 시카고 과학산업박물관에서 아이맥스로 찍은 다큐멘터리를 처음 본 것이 계기였습니다. <다크 나이트> 때부터 계속 아이맥스 기술을 활용해 왔습니다. 액션 장면, 웅장한 풍경, 헬리콥터 촬영 장면 등에 써 왔죠. 아이맥스를 더 많이 활용하려고 했지만 항상 걸림돌이 있었습니다. 바로 카메라 소음이죠. 아이맥스를 사용하면 경이로운 화질을 구현할 수 있지만 엄청난 양의 필름이 한꺼번에 카메라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소음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전편 아이맥스 촬영을 실현할 수 있다면 이번 <오디세이>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장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인 만큼 도전할 명분도 충분했죠. 그래서 아이맥스 측에 연락하고 그곳의 친구들과 상의했습니다. 이렇게 말했죠. ‘전편 아이맥스 촬영을 해내고자 한다면 이번 영화가 바로 그 기회다’ ‘카메라 소음을 줄일 방법이 있을까?’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연기 장면을 담아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아이맥스는 요청에 화답하여 새 카메라뿐 아니라 ‘블림핑’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카메라를 안에 넣어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시스템이죠. 덕분에 카메라가 아주 가까이 다가가서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연기 장면까지 촬영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카메라는 여전히 크고 무겁습니다. 다루기 쉽지 않죠. 그래서 호이테 판 호이테마 촬영감독과 촬영팀은 창의적인 해결책을 개발해야 했습니다. 작고 기동성 좋은 카메라처럼 움직이기 위해 필요했죠. 하지만 덕분에 전체 이야기를 동일한 기술적 완성도로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세상을 담아내고 관객을 영화로 몰입시킬 수 있게 되었죠. 아이맥스는 지금까지 개발된 필름 중 화질이 가장 선명하고 깨끗합니다. 색상 재현력도 가장 뛰어나죠. 어떤 상영관에서든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이야기 속으로 깊이 빠져드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종원] 이게 굉장히 고생스러우셨다고 들었는데 혹시 이 시도를 다른 영화에서 또 해보실 생각이 있으신지 궁금하네요.
[놀런] 당연히 다시 도전할 생각이 있습니다. 이번 작업을 통해 많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다시 아이맥스 영화를 만든다면 이런 성과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수 있겠죠. 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하고 싶은가’입니다.
제가 정말 기대하고 있는 바는 다른 감독들이 아이맥스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입니다.
이제 이런 기술이 존재하고 선택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누군가는 새로운 시도에 나설 용기를 얻게 될 겁니다. 저의 동료 라이언 쿠글러 감독도 최근 작품을 아이맥스와 65mm 필름의 조합으로 촬영했습니다. 또 다른 동료 드니 빌뇌브 감독이 올해 말 선보이는 <듄> 시리즈 신작에서도 아이맥스 카메라를 활용했죠. 제가 진정으로 기대하는 것은, 다른 감독, 어쩌면 더 젊고 새로운 감독이 저희가 <오디세이>에서 했던 방식으로 전체 이야기를 담아내는 모습입니다.
[윤태진] 오, 기대할 것들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사실 감독님 하면 CG 효과를 최소화하고 미술에 신경을 굉장히 많이 쓰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에는 시대적 배경이 무려 청동기 말기였습니다. 이런 세트나 프로덕션 디자인을 구성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었을까요?
[놀런] 사실 이 시대에 대해서는 고고학적으로 알려진 바가 거의 없습니다. 처음에는 자료 조사부터 시작했습니다만, 곧 깨달았습니다. 상상력을 발휘하고 지적인 추론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건축과 관련된 기록도 물론 참조했지만 결국은 관객이 믿을 수 있는 하나의 완성된 세계를 창조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오펜하이머>에서 함께 작업했던 루스 드 용 프로덕션 디자이너가 나섰습니다. 항상 정교한 고증을 바탕으로 작업하는 분이죠. 우선 ‘재료’부터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어떤 재료를 쓸 수 있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었을지 재료를 어떻게 가공하여 의상, 무기, 집, 배 같은 걸 만들어냈을지를 고민했죠. 그렇게 자료 조사에서 시작해 신뢰할 수 있는 해답을 찾아가야 하는 단계로 발전했습니다. 조금 전 말씀드렸던 지적인 추론 과정을 거친 거죠
하지만 촬영 방식 면에서는 현실감을 추구했습니다. 배우들을 실제 환경 속에서 촬영하고 싶었습니다. 배를 예로 들자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배를 찾아야 했죠. 청동기 시대에 존재했을 법한 선체 구조와 돛 장치를 갖춘 배여야 했습니다. 배우들과 함께 진짜 배를 타고 실제로 파도를 맞으며 촬영하고 싶었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현실감, 실제감이 모든 부문에 이뤄지는 작업의 밑바탕에 깔려 있었습니다.
[김종원] 알겠습니다. 사실 제가 살짝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건데요. 한국에서 놀란 감독님을 관객들이 이렇게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까 우리 태진 앵커도 질문했지만 CG를 많이 안 쓰신다는 거, 이거에 굉장히 재미를 느끼고 흥미를 느끼는 관객이 많은데요. 요즘 같은 세상에는 사실 CG로 그냥 다 만드는 게 어떻게 보면 조금 더 쉬워 보이기도 하거든요. 그 산업도 물론 엄청난 산업이지만. 그래서 이걸 CG를 안 쓰고 미술효과로 대체를 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낸다는 것 자체에 굉장히 시간을 많이 들이실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고통스러운 시간인지 어떤지 좀 궁금하네요.
[놀런] 이번 작품에는 키클롭스, 스킬라, 카리브디스를 비롯해 정말 놀랍고 환상적인 존재들이 등장하죠. 하지만 이러한 존재들에게도 영화의 다른 장면과 동일한 현실감, 실제감을 부여하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제작진에게 가능한 한 많은 장면을 실제로 촬영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도록 주문했죠. 컴퓨터 그래픽은 그 다음에 활용되었습니다. 가장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에 투입했죠. 실제로 촬영한 여러 요소를 자연스럽게 하나로 합성하거나 촬영 시 사용된 안전장치 등이 화면에 보이지 않게 지우는 일 등에 쓰였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가 활용하는 것이 컴퓨터 그래픽이든, 인형이나 로봇 인형 등이든 결국 핵심은 인간의 창의성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창의성을 가진 인간 예술가들과 협업하는 것입니다. 예술가가 컴퓨터를 사용하든 다른 방식으로 작업하든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관점이 서 있어야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적 시선도 유지됩니다. 저는 우리 제작진과의 협업을 통해 영화 전체의 세계관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결과물을 만들어 갑니다. 이러한 관점이 저에게는 항상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는 바로 인간의 창의성입니다. 요즘에는 인간의 창의성 대신 쉬운 지름길을 택하거나 컴퓨터 그래픽은 AI 등으로 자동화 처리하면 되는 요소로 치부하는 경향이 심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의 관심사는 이런 기술적 도구를 제가 협업하는 창의적 인간 예술가와 함께 활용하는 것입니다. 기술을 이러한 방식으로 활용할 때 비로소 모두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작품, 진심으로 믿고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이 나오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윤태진] 해외 언론 인터뷰에서 감독님이 워낙 이 <오디세이>가 거대한 작품이었던 만큼 너무 힘들어서 당분간은 휴식을 좀 취하고 싶다, 라는 인터뷰를 저희가 접했었는데요. 사실 팬들은 ‘당장, 바로, 빨리, 어서’ 이렇게 응원을 하고 있거든요.
[김종원] ‘멈추지 마라’
[윤태진] ‘일해라’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이런 것도 궁금하더라고요. 다음 작품에서 같이 일하고 싶은 한국 배우가 혹시 있을까, 한국 작품들을 눈여겨 본 것이 있을까, 이런 것들이 좀 궁금합니다.
[놀런] 오늘 박찬욱 감독님과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대화를 마칠 무렵 박 감독님이 차기작은 어떤 영화냐고 묻더군요. 저도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정말 모르겠으니까요. 그랬더니 박 감독님 말씀이, 휴가도 좀 즐기고 쉬셔야죠. 하지만 너무 오래 쉬진 마세요. 다음 작품도 꼭 보고 싶으니까요, 하셨어요. 솔직히, 그 말씀을 듣고 굉장히 피곤해졌어요. 하지만 그분은 아주 뛰어난 영화감독입니다. 오랫동안 박 감독님의 작품을 애호하고 있죠. 한국에는 훌륭한 감독이 정말 많습니다. 한국 영화인들이 세계 무대로 뻗어나가는 기세가 아주 놀랍습니다. 이들의 작품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국제적으로 문화의 흐름을 바꿔놓고 있죠. 한국 영화인들의 활약을 무척 흥미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김종원] 아직 한국에서는 <오디세이>가 개봉을 안 했습니다. 곧 하는데, 사실 원작을 알고 있는 분도 많고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각색을 했나를 더 궁금해하는 분들도 많은데, 특히 문화권이 다른 한국의 관객들, 특히 놀란 감독님을 좋아하는 한국의 관객들이 이 영화의 어떤 점에 주목을 해서 봐줬으면 좋겠다, 팁을 좀 주실 수 있나요?
[놀런] 한 가지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하는 점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고전 <오디세이>에 관해 전혀 모르거나 전혀 관심 없는 분들도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오디세이>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모험담 중 하나입니다. 바로 그 점 때문에 영화화하고 싶었던 것이기도 하죠. 역량이 닿는 한 가장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한국 관객 여러분, 그리고 제 전작을 좋아해 주셨던 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아무런 선입견 없이 영화관을 찾아가 정말 즐거운 시간을 누리시고 오디세우스와 함께 하는 이 모험을 한껏 만끽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윤태진] 자, 그러면 오늘 여기서 감독님과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 가셨으면 좋겠고요.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뵐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김종원]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끝>
[이슈인]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한국 뉴스 첫 단독 출연…신작 '오디세이'와 AI 시대 놀런 감독만의 제작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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