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에스컬레이터에 있는 실시간 CCTV 모니터를 찍은 사진으로 보이는데, 이용객마다 초록색 박스와 번호가 표시돼 있습니다. 이 이용자는 "전 국민 감시 시작?"이라는 문장과 함께, 전 국민 감시 인프라가 도입되는 것 같다며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글은 빠르게 확산됐고, 조회수는 20만에 달했습니다. "결국 이렇게 돼 버렸다", "무기력하게 당하고 있어야 하느냐", "뒤집어엎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격한 댓글이 달렸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SBS 팩트체크 사실은팀이 확인했습니다.
먼저, 글쓴이는 중국과 비슷한 사례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중국은 2004년부터 CCTV를 통한 범죄자 추적 시스템, 일명 '톈왕(天網) 개발에 착수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국내 언론 보도도 있었습니다. 중국의 공영방송 CCTV가 이미 9년 전에도 그 현황을 자세히 전했습니다. 중국 전역에 2천만 대 이상의 지능형 CCTV를 설치, 안면 인식뿐만 아니라 옷차림이나 걸음걸이 같은 특징적인 요소로도 특정 인물을 식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겁니다.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규모의 영상 감시망을 구축했습니다."
中国已经建成世界上最大的视频监控网
- 중국 CCTV 6부작 다큐멘터리 <휘황중국(辉煌中国)>의 제5부 '공향소강(共享小康)' 편. 2017년 9월.
자연히 우려도 나왔습니다. 안면 인식 기술로 반체제 인사를 감시하고 있다는 보도도 여럿 있었습니다.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은 2025년 2월 보고서를 내고, 이런 전국적인 감시망이 민주주의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썼습니다.
그렇다면 공항철도 홍대입구역 CCTV는 어떨까요.
홍대입구역 CCTV 관련해 자료 조사를 해 보니까, SNS에서 퍼지는 내용처럼 에스컬레이터 주변 CCTV 사람이 식별될 경우 초록색 박스 표시와 함께 번호가 뜨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SBS 사실은팀은 공항철도 측에 직접 서면 질의서를 보내고 용도를 물었습니다. 공항철도는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AI CCTV는 학습된 객체인식 기술을 활용해 영상 속 승객과 캐리어를 구분하고, 승객의 손과 캐리어 손잡이가 접촉된 상태인지 판별합니다. 캐리어 손잡이를 잡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면 해당 상황을 안전 안내 화면에 표출해 이용객에게 주의를 환기합니다. 안내 화면에 승객이 표시되는 경우 얼굴은 알아볼 수 없도록 블러(blur) 처리됩니다. 이 시스템은 다음 기능만 수행합니다.
· 승객과 캐리어 객체 구분
· 손과 캐리어 손잡이의 접촉 여부 판별
· 위험상황 발생 시 주의 화면 표출
- 공항철도, <SBS 사실은팀 질의에 대한 답변>, 2026년 7월.
공항 이용객이 많은 공항철도 특성상, 에스컬레이터에서 캐리어 관련 안전 사고가 잦은데, 이용객이 캐리어 손잡이를 잡지 않은 상태를 AI가 감지하면, 주의 화면을 표출해 이용객이 캐리어 손잡이를 다시 잡도록 유도하는 시스템이란 설명입니다. 계속 주의 방송을 하면 피로도도 높아지고, 주의에 무뎌질 수도 있는 만큼, 위험 상황 때만 주의를 알리는 '감응형'으로 개선하는 취지입니다.
특히, 그 과정에서 사람마다 초록색 사각형과 숫자가 나타나는데, 이는 AI가 영상 속 사람의 움직임을 구분하고 추적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부여하는 식별 표시일 뿐, 얼굴은 식별이 불가능하도록 처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공항철도는 AI CCTV 사고 예방 시스템을 대외적으로 여러 차례 공표하기도 했습니다. 가령, 지난해 11월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교통안전공단과 지능형 AI CCTV 기술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관련 언론 보도도 많았습니다.
지난 6월 한국교통안전공단 주최로 '철도안전관리체계 유관기관 협력강화 심포지엄'에서 공항철도는 <홍대입구역 객체인식 지능형 AI CCTV 시스템 구축> 자료를 발표했는데, 여기에도 같은 내용이 담겼습니다.
위 심포지엄 자료를 보면, 얼굴 식별이 불가능하도록 처리돼 있는데, 실제로 SNS상에서 돌아다니는 실시간 CCTV 사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승객 얼굴이 노란색으로 처리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공항철도는 SBS 질의에 대해 "홍대입구역에서 시범 운영 중인 AI CCTV에는 얼굴을 인식하거나 개인의 신원을 확인하는 기능이 없다. 또, 홍대입구역에 설치된 AI CCTV는 외부 인터넷과 물리적으로 분리된 독립 내부망에서만 운영돼 데이터가 외부로 전송되지 않으며, 영상은 녹화되지 않는다"고 부연했습니다.
행정안전부 자료를 보니, 전국 217개 지방자치단체 통합관제센터에서는 약 65만여 대의 CCTV가 설치돼 24시간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약 37.5%에 AI 기술이 도입돼 있는데, 이는 특정 개인의 신원을 식별하거나 동선을 추적하는 용도가 아니라고 합니다. 도시 침수, 산불 등 이상 징후를 신속하게 감지해 재난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설명입니다.
AI 시대, 감시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QR코드 하나를 찍는 것조차 꺼려지고, 우리가 모르는 사이 AI가 개인을 감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목소리도 큽니다. 시민이 권력과 기술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태도는 건강한 자세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의심이 합리적 근거 위에 서 있어야 함은 당연합니다. 근거 없는 추측이 음모론으로 확산된다면 사회적 불신을 과도하게 키우고, 이는 결국, 민주주의의 건강성을 해치는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AI 시대에 더욱 필요한 것은 기술을 무조건 믿는 것도, 무조건 두려워하는 것도 아닌, 사실에 근거한 건강한 의심 아닐까요.
"공항철도 홍대입구역에는 중국처럼 국민 감시하는 CCTV가 있다"는 주장, SBS 팩트체크 사실은팀은 '사실 아님'으로 판정합니다.
<참고자료>
· 원본 게시물 : https://x.com/morrisoi37/status/2080256340866515208?s=20
· 중국 중앙방송(CCTV) 6부작 다큐멘터리 '휘황중국(辉煌中国)' 제5부 '공향소강(共享小康)' 편 : https://youtu.be/5VE8-UJ1x5Q?si=BpJiPG9dNLj25Rw4
·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 <Data-Centric Authoritarianism> : https://www.ned.org/wp-content/uploads/2025/02/NED_FORUM-China-Emerging-Technologies-Report.pdf
· 자유아시아방송(RFA) "중국 경찰, 안면 인식 기술을 이용해 반체제 인사 쉬즈용 추적" : https://www.rfa.org/english/news/china/facial-recognition-02172020173026.html
· 공항철도, SBS 사실은팀 질의에 대한 답변(2026.6)
· 공항철도 보도자료 <공항철도-한국교통안전공단, 지능형 AI CCTV 기술개발 업무협약 체결> : https://www.arex.or.kr/contentView.do?menuNo=MN202602270000000001&etcNo=&contentNo=CT202511120000000002&searchCondition=0&searchKeyword=AI&pageIndex=1
· 공항철도 <공항철도 홍대입구역 객체인식 지능형 AI CCTV 시스템 구축> : https://www.railsafety.or.kr/data/board/KnowledgeData_BoardList.do
· 행정안전부 AI 기반 CCTV 관제지원시스템 공식 홈페이지 https://www.mois.go.kr/frt/sub/a06/b10/cctvBasedonAi/screen.do
(작가 : 김효진, 인턴 : 박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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