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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시간 근무에 24시간 대기…마지막 전공의가 남긴 말

<앵커>

전북 지역에서 홀로 신생아중환자실을 책임져 오던 대학병원 교수가 사의를 밝힌 뒤, 갓 태어난 아기가 제때 치료받지 못해 세상을 떠난 안타까운 소식, 저희가 전해드렸습니다.

왜 의사들이 하나둘 신생아 중환자실을 떠나고 있는지, 한성희 기자가 야간 당직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야간 당직 시작을 앞둔 오후 5시 50분.

세종과 충북 지역 신생아 중환자를 치료하는 이병국 교수는 전날 새벽부터 벌써 40시간째 근무 중입니다.

[이병국/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교수 :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에 안 좋은 애가 있어서, 새벽 2시에 출근해서 화요일, 수요일 오후 6시까지 (근무입니다.)]

64시간 연속 근무하는 셈입니다.

이날 밤도 이 교수 혼자 중환자실을 책임져야 합니다.

20개 병상은 주로 37주가 되기 전에 태어난 이른둥이들도 이미 꽉 찼습니다.

24시간 대기하는, 이른바 '온콜' 상태가 1년 365일 유지됩니다.

혈압이 떨어진 아기에게 동맥관을 삽입하는 시술처럼 아기 생명을 살리는 데는 신생아 전문의의 존재가 절대적입니다.

[이병국/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교수 : (아기 손목에) 요골동맥이 되게 조그마하게 있는 거거든요. 맥박을 직접 느껴서 잡는 수밖에 없어요. 눈에 보이는 부분이 아니라서요.]

자정을 넘긴 시각.

체중이 600g도 되지 않는 태명 '튼튼이'의 심장을 수시로 확인합니다.

[이병국/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교수 : 많이 어려운 아기라서, 제가, 사실 저의 마음은 생존했으면 좋겠고요.]

때를 놓친 저녁 식사는 중환자실 바로 옆 연구실에서 편의점 샌드위치와 우유로 대신합니다.

새벽 1시가 넘어 쪽잠을 청해보지만, 1시간 만에 다시 일어나 아기 상태를 확인합니다.

전국에 신생아 중환자실은 65곳, 신생아 전문의는 199명에 불과합니다.

이마저도 65%는 수도권에 있습니다.

최근 전북대병원처럼 단 1명만 빠져도 중환자실 운영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이다 보니, 신생아 전문의들의 24시간 이상 연속 근무는 일상이 됐습니다.

[이병국/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교수 : 목이 디스크 때문에 많이 조금 힘들지만 버티고 있는 상황인데 (혹시) 내일 당장 제 신상에 무슨 일이 생기면, 여기는 이제 비게 되거든요.]

치료는 까다로운데 보상은 적고, 격무 속에서도 아기가 잘못되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어, 이 교수 뒤를 이을 전공의는 7년째 지원자가 없습니다.

함께 근무한 마지막 전공의가 남긴 말을 이 교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병국/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교수 : (전공의 말이) '너무너무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거를 저와 제 가족은 할 수 없어요'….]

날이 밝고도 회진을 돈 이 교수는 의대 강의를 위해 서둘러 떠났습니다.

퇴근까지는 아직도 10시간이 더 남았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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