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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폭염…유기견도 보신탕집 주인도 '생존 비명'

잔혹한 폭염…유기견도 보신탕집 주인도 '생존 비명'
▲ 개농장 철장 속 개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숨이 턱턱 막힌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동물보호119 입양센터'.

유실·유기된 동물을 구조하는 시민단체 '동물보호119'가 운영하는 이곳은 집 잃은 강아지와 고양이 30마리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간절히 새 가족을 기다리는 동물에게 여름은 잔인한 계절입니다.

에어컨으로도 완전히 막을 수 없는 더위에 지치는 나날의 연속입니다.

실제로 혀를 내민 채 헐떡이며 가만히 누운 개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임영기 동물구조119 대표는 "이런 날씨에는 (강아지들이) 스스로 안 나가려고 한다"면서 "산책을 못 나가 스트레스를 받으니 자기들끼리 싸우기도 하고, 힘 없이 축 늘어져 있기도 하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동물은 운이 좋은 편입니다.

복날을 앞두고 도살될 처지에 놓였거나 폭염 속 그늘도 없이 묶여 있는 개, 마실 물과 식량을 찾아 길에서 떠도는 개와 고양이는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임 대표는 "여름철에 떠도는 아이들은 심각한 생존의 문제를 겪는다"며 "특히 이 시기는 더위와 모기나 진드기 등 해충에 의한 감염이 심각해 질병으로 죽어가는 동물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임 대표는 지난여름 이른바 '개 농장'에 구조 갔던 영상을 보여주며 찌는 더위 속 개들은 살아남기만을 바랄 뿐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임 대표는 "지금도 이런 개 농장은 여기저기 남아 있다"면서도 "그나마 내년부터 개 식용이 금지돼 점점 사라진다는 점이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개 농장 수는 크게 줄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4년 10월 1537곳이었던 전국 개 사육 농장은 2025년 12월 333곳으로 80%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내년 2월 7일부터는 개의 식용 목적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식용을 목적으로 한 개의 도살과 사육이 전면 금지됩니다.

복날을 앞두고 구조를 기다리는 개들에게 여름이 생존의 계절이라면, 개 식용 금지를 앞둔 보신탕집 역시 또 다른 방향의 생존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초복을 불과 이틀 앞두고 찾아간 종로의 보신탕 골목은 점심시간에도 한산했습니다.

바로 옆 닭한마리 식당은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보신탕집은 테이블 10개 중 절반도 차지 않았습니다.

2층은 손님이 없어 아예 막아둔 상태였습니다.

4대째 이어온 보신탕집 사장 박 모(62) 씨는 요즘은 장사하면 할수록 손해라며 울상이었습니다.

그는 "원래 7월 초부터 손님이 많았는데, 지금은 손님이 가장 많아야 할 초복이 코 앞인데 이 정도"라며 "(체감상) 3년 전에 비해 매출이 80%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가업으로 100년을 해왔는데 장사를 안 할 수도 없다"면서 "내년부터는 염소 고기만으로 장사를 해야 하는데, 잘 안되면 문을 닫을 수밖에"라며 말꼬리를 흐렸습니다.

이 식당의 작년 여름 보신탕 한 그릇 가격은 1만 8천 원이었습니다.

올해는 2만 5천 원으로 약 40% 인상됐습니다.

개 식용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재료 공급에 차질이 생긴 데다 찾는 이들도 줄어든 탓입니다.

이곳에서 만난 손님 이 모(59) 씨는 자신도 개를 키운다면서 법으로 금지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거의 매주 보신탕을 먹으러 온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좋아한 음식인데 (못 먹게 된다니) 너무 아쉽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는 "가격이 오르는 건 문제가 아니고, 내 몸을 위해서 먹는 것"이라며 "법으로 없애도 분명 음성적으로 통할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보신탕업은 음성적으로 영업하지 않는 한 상당수 염소고기로 업종을 바꿀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수입육협회가 2025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70.7%가 개고기 식용 금지 시 대체 식재료로 염소고기를 선택했습니다.

(사진=동물보호119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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