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원에서 열기 식히는 파리 시민들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는 유럽에서 밤 최저기온도 급등하고 열대야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현지시간 11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기후변화 연구단체 버클리어스가 지난달 19∼30일 기상 기록을 분석한 결과, 북유럽을 포함해 유럽 최소 15개국의 수백 개 지역 기상관측소에서 밤 최저기온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6월 최저기온 최고 기록을 세운 곳도 25개국에 달했습니다.
프랑스와 영국, 독일의 경우 분석 대상 기상관측소 절반 이상에서 6월 최고 최저기온을 나타냈습니다.
지난달 27일 독일 역대 최고 최저기온을 경신한 독일 드레스덴 동쪽 쿱슈츠의 최저기온은 29.4도에 달했습니다.
많은 지역 관측소에서 기존 6월 기록이 큰 차이로 경신됐습니다.
독일 피르마젠스에서는 4.9도, 프랑스 생파르조에서는 5.3도, 영국 캠본에서는 4.2도 높아졌습니다.
유럽 대부분 지역에선 밤 기온이 20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열대야로 간주합니다.
지난달 프랑스에서는 대부분 지역이 7일 이상 열대야를 기록했으며 영국도 5일 연속 열대야로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습니다.
마크 매카시 영국기상청 과학관은 유럽 대륙 상당 부분에서는 역사적으로 열대야가 아주 드문 일이었는데 점점 더 빈번해지고 있다면서 "기후 예측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지난달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변화에 실린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중 가장 더운 열흘 밤의 평균 기온은 10년에 0.32도씩 높아져 가장 더운 열흘 낮의 평균 기온이 0.27도씩 올라간 것과 비교해 상승 폭이 더 컸습니다.
밤 기온 급등은 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나 유럽이 특히 심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FT가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의 세계 인구 500대 도시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밤 기온 상승 폭이 가장 큰 도시는 남유럽과 동유럽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럽 일부 도시에선 가장 더운 밤 기온이 10년마다 0.5도 이상 높아졌습니다.
이는 전체 평균의 2배를 넘는 상승 폭입니다.
이탈리아 나폴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그리스 아테네는 1970년대 이후 해마다 약 하루꼴로 열대야가 늘어났습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1970년대엔 열대야가 1년에 약 사흘이었는데 이제는 약 33일에 달하고,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2024년 열대야가 100일 넘게 있었습니다.
열대야는 인체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숙면에 들기 위해서는 체온이 약 1도가량 내려가야 하는데 더운 밤은 이를 방해하고, 밤이 되면 떨어져야 정상인 심장 박동수와 혈압도 몸을 식히기 위해 내려가지 못하게 됩니다.
기후 행동 단체 '마더스 라이즈업'을 이끄는 의사 로나 파월은 더운 밤이 수면방해와 탈수, 심혈관계 스트레스를 유발해 특히 고령층의 기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6월 폭염 때도 특히 더운 밤에 목숨을 위협하는 위험 질환이 급증해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습니다.
스페인 갈리시아생물학연구소의 기후 과학자 도미닉 로예는 "밤에 기온이 내려가지 않으면 인체는 회복할 기회를 잃게 돼 이례적으로 더운 밤은 (낮 더위와) 별개로 사망률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로예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극단적인 야간 고온은 사망 위험을 2.6%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는 결국 경제 생산성 저하로 이어진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기후 비영리기구 헤라의 캐시 보프먼 매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는 "(열대야에 시달린) 사람들이 직장에 가서 손과 눈의 협응력이 떨어져 실수를 저지르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해를 끼치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영국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밤 고온에 따른 수면 부족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연 국내총생산(GDP)의 0.04%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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