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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 전시' 기념?…알고 보니 '1천 억대' 사기극 주범

<앵커>

가짜 피카소 그림 전시회와 한의원 등을 운영하며 비상장 코인 투자를 유도한 투자조합 대표가 놀랍게도 3년 전 1천억 원대 사기극으로 징역형까지 선고받은 인물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보석 기간 중에도 대구에서 법인을 만들어 더 진화된 사기 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보입니다.

TBC 남효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대구의 한 호텔입니다.

객석을 가득 메운 어르신들을 상대로 초대가수의 무대가 한창입니다.

피카소 그림과 어울리지 않는 트로트 가락, 현수막에는 '세계 유명 명화 전시회 확정 경축 페스티벌'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초대가수 : 세계적인 모범 기업, 사회적 기업 '바라크나눔그룹'의 멋진 컨벤션 행사에 초대해 주셔서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바라크나눔그룹', 가짜 피카소 전시회와 어르신들로 북적였던 한의원, 인근 카페에서 등장했던 바로 그 이름입니다.

대체 무엇을 하는 곳일까?

홈페이지에는 자신들이 '탈중앙화 페이', '블록체인'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설립자는 강 모 씨, 그런데 놀랍게도 강 씨의 이름 석자는 법원 판결문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KNN 뉴스, 2023년 9월 5일 : 가상자산에 투자하면 3배의 수익을 내주겠다고 속여 1천억 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전국의 피해자만 6천 명이 넘습니다.]

2023년 각종 언론을 장식했던 '레디고 투자클럽' 사건.

당시 판결문에는 바라크나눔그룹의 설립자 강 씨가 1천100억 원대 코인 사기극의 대구 센터장으로 활동하며 투자자를 끌어들여 수십억 원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 사건의 주범이었던 강 씨에게도 징역 6년의 중형이 내려졌지만, 어찌 된 일인지 채 5개월도 안돼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취재진이 이후 강 씨의 행적을 추적한 결과 대구를 기반으로 무지개마을 협동조합을 설립한 뒤 이름을 바꿔가며 사기 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피해자 A 씨 : 이름을 바꾸고, 회사명을 바꾸고 계속해서 똑같은, 동일한 범죄를 저질러 왔던 거죠. 고령자를 대상으로 매주 사업 설명회를 하면서 투자금을 모았고요. 투자 원금의 200%에서 300%를 수당으로 지급하겠다고 했습니다.]

바라크나눔재단의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강 씨는 지난 5월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숨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지난 2004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조희팔 사건'과 묘한 기시감이 드는 건 이 때문입니다.

가짜 예술품까지 더해져 업그레이드된 사기 행각이 판치는 사이 피해자들을 보호할 장치는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박종영 TBC, CG : 김세윤 TBC)

TBC 남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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