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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영수증…"가장 비싼 민주주의"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⑪편

지방선거 영수증…"가장 비싼 민주주의" [사실은]
흔히 지방선거를 '중앙 정치의 대리전'으로 부릅니다. 그 정치적 의미, 중요합니다. 하지만, 거대 담론이 선거판을 휩쓸 때면 정작 우리가 사는 동네의 이야기는 그 기세에 눌려 보이지 않게 됩니다. 

SBS 탐사기획팀은 투박한 정치적 구호 대신 '데이터'라는 정밀한 렌즈를 통해 지방선거를 들여다 보려 합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이 우리 동네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지표로 확인해 보고, 동네 단위 방대한 선거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 동네 별 세세한 표심은 물론 그 이면에 숨겨진 과학적 흐름을 읽어드리고자 합니다. 

지방선거의 주무대는 '중앙'이 아닌 아닌, '우리 동네'이기 때문입니다.

'구름 위의 전쟁'이 아닌 우리 일상의 결을 결정하는 ‘촘촘한 민주주의’의 장. 그 무게를 유권자 분들과 함께 고민하는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오늘은 그 열한번째 순서입니다.

6·3 지방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지역의 미래를 결정할 운명의 선택이 시작됩니다.

SBS 사실은팀은 지금까지 ‘지방선거의 무게’라는 연속 보도를 이어왔습니다.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에 비해 주목도는 낮지만, 우리의 일상에 큰 영향을 주는 선거임을 강조하려 애썼습니다. 내일 꼭 투표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유가 또 있습니다. 지방선거는 유권자가 가장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선거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물론 유권자가 낸 혈세입니다. 

얼마나 많은 돈을 쓰는지 하나하나 따져보겠습니다. 기준은 최근 인접 선거입니다. 2022년 지방선거와 2024년 총선, 2025년 대선 때 들어간 우리 세금을 조사했습니다.

지방선거 역대 최고치의 사전투표율

선거에 드는 돈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선거보조금과 선거보전액, 그리고 선거관리비용입니다.

선거보조금은 선거 전에 국가가 정당에 미리 지급하는 돈입니다. 정당이 선거를 준비하고 후보를 내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성격입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최근 인접 선거의 선거보조금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로 확인했습니다. 거대 양당이 대부분을 받아가는 구조입니다. 큰 선거 때마다 200억 원을 훌쩍 넘는 돈을 받습니다. 나름의 기준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의석수가 가장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선거 별로 큰 차이는 없습니다. 2022년 지방선거는 489.7억 원, 2024년 총선은 508.1억 원, 2025년 대선은 523.8억 원으로 계산됐습니다. 500억 원 전후 수준입니다.

투표소

하지만, 선거보전액부터는 큰 차이가 생깁니다.

선거보전액은 후보자가 선거에 쓴 돈을,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나중에 돌려주는 돈입니다. 득표율이 10%~15% 미만은 반액을, 15%를 넘으면 전액을 보전해주는 식입니다. 일정 성과를 낸 후보에게 주는 사후환급금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추가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용 선거공보물 제작 비용도 국가 예산으로 지원해 줍니다. 이것도 사실상의 선거보전액입니다. 

그 돈까지 합쳐서 계산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2022년 지방선거 선거보전액은 무려 3381.3억 원, 총선과 대선과 비교하면 3배가 넘습니다.

대선은 국가 단위로, 총선은 지역구 단위 경쟁입니다. 정당 체계 속에서 비교적 단순한 구도입니다.

반면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교육감 등 수많은 선거가 동시에 치러집니다. 후보자의 수는 수천 명에 달하고, 그만큼 선거운동의 총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한 사람의 유권자가 마주하는 선택지는 단순히 ‘한 표’가 아니라, 여러 개의 서로 다른 권력을 나눠 맡길 ‘복수의 결정’입니다. 그만큼 들어가는 돈이 많고, 이를 보전해 주는 액수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사전투표

다음은 선거관리비용입니다. 선거관리비용은 선거를 운영하기 위해 국가가 쓰는 돈입니다. 투표소를 설치하고, 투표용지를 인쇄하고, 개표 인력 임금 주고, 장비나 시스템 운영하는 등의 비용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한마디로 선거를 굴리는 데 드는 행정비용입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역시 지방선거의 선거관리비용이 압도적입니다.

후보가 많다 보니, 후보 등록 심사나 선거벽보, 공보물 제작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기호 부여 및 관리 등 행정 비용도 덩달아 높아집니다.

같은 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선거인 만큼 여러 장의 투표 용지가 필요하겠죠. 개표 때도 더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고, 자연히 그 비용이 상승합니다. 투표소마다 다른 후보, 다른 용지를 관리하는 것도 다 돈이고, 물류나 배포, 오류 방지 비용, 다 돈입니다.

이 비용을 다 더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지방선거가 다른 선거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들어간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제9회 지방선거 사전투표

한 번 선거 할 때마다 수 천 억 원의 혈세가 들어갑니다. 지방선거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방선거가 종종 중앙 정치의 ‘하위 이벤트’로 소비되는 것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정당은 전국적 판세의 연장선에서 공천을 결정하고, 유권자 역시 중앙 권력에 대한 평가를 기준으로 투표를 결정하는 경향이 강한 것도 사실입니다. 가장 비싼 민주주의의 장이, 가장 단순한 판단으로 환원되는 역설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천문학적인 혈세가 들어가는 만큼 정교한 판단이 필요한데도 말입니다.

분명한 점은 지방선거가 우리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선택은 도로 하나, 학교 하나, 복지 서비스 하나까지 지방정부의 결정은 시민의 일상과 직접 맞닿아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체감하는 삶의 수준은 상당 부분 지방선거의 결과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앙 정치가 ‘방향’을 정한다면, 지방 정치는 ‘질감’을 결정합니다.

달리 말하면, 지방선거는 우리 일상을 위한, 꽤 많은 투자금이 들어가는 재테크입니다.

지방선거라는 가장 비싼 민주주의. 이를 값어치 있게 사용할 것인지, 4500만 유권자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작가 : 김효진·박정선, 인턴 : 박근호·송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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