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나무가 무성한 숲이 시각을 넘어선 감각으로 다가옵니다. 중견화가인 변연미 작가는 빛과 공기가 어우러진 숲의 풍경을 풀어냅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스스로 그러한 숲 / 18일까지 / 노화랑]
촘촘한 갈색 줄기들 옆으로 무성하게 뻗은 푸른 잎과 수풀.
청량한 원시림의 향이 배어져 나오는 듯합니다.
쭉쭉 뻗은 나무들은 강렬한 생명력을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품의 출발점은 파리 유학 시절 목격한 태풍으로 처참하게 무너진 숲이었습니다.
쓰러진 나무들을 캔버스에 살려낸 것입니다.
[변연미/작가 : 차츰차츰 이제 숲으로 들어가면서 숲의 나무가 되고, 숲의 가지가 되고, 숲의 어떤 요소들이 제 작업 속으로 들어오게 되고 해서.]
나무들 틈으로 뿜어져 나오는 빛은 되살아난 숲의 숨결입니다.
[변연미/작가 : 그 빛이 닿는 곳, 그 빛이 지나가는 그 시간의 흐름, 시간의 흔적, 그것들이 빛으로 인해서 나무에 남는 그것들을 제가 표현을 하게 되는 (것이죠.)]
나무를 살리기 위해 흙을 갈듯 작가는 캔버스 위에 커피 가루를 뿌렸습니다.
그 위에 물감을 칠해 입체감을 더한 것입니다.
[변연미/작가 : 제가 색감으로만 표현할 수 없는 어떤 한계를 이 마띠에르가 주어지면서 훨씬 더 공간감을 많이 나타낼 수 있는 그런 효과가.]
낯익은 듯하면서도 생경한 느낌으로 와닿는 것은 붓으로 디테일한 것들을 그려내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노세환/노화랑 대표 : 거의 형태가 형태로 남아있지 않고, 물감을 이렇게 흘리고 뿌리고 하는 그런 흔적들로만 되어져 있거든요.]
작가는 나무와 빛, 공기를 온몸으로 감각해 해체하고, 시간의 흐름 속에 재구성합니다.
대상을 인식함과 동시에 감각적으로 경험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영상편집 : 최혜란,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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