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12·3 비상계엄 당시 국정원장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오늘(21일) 국정원법상 정치 관여 금지 위반,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 전 원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구형한 징역 7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입니다.
재판부는 핵심 혐의인 직무 유기와 국정원법 위반을 무죄로 봤습니다.
조 전 원장은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이 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정치인을 임의로 체포하려는 상황을 알고 있었는데도 이를 국회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으로부터 '정치인 체포에 관한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내용을 온전히 보고받아 인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피고인이 홍 전 차장으로부터 보고받은 내용을 비상계엄 과정에서 발생한 풍문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피고인에게 국정원법에 따른 (국회) 보고 의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짚었습니다.
계엄 당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동선이 담긴 국정원 CCTV 영상을 국민의힘 측에만 제공하고, 자신의 동선이 담긴 영상은 더불어민주당 측에 제공하지 않아 국정원법상 명시된 정치 관여 금지 의무를 위반한 혐의(국정원법 위반)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정치인 체포 관련 대화가 담긴 윤석열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의 비화폰 정보 삭제에 관여한 혐의(증거인멸)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관련 문건을 전달받은 바 없다'는 취지의 허위 증언을 헌법재판소에서 한 혐의(위증), 이런 허위 내용을 국정원 명의 공문서에 담아 답변서로 낸 혐의(허위공문서 작성·행사)는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정원장으로서 국회 등에서 성실히, 사실대로 답해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고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함에도 자신의 책임을 축소하고자 허위 내용의 답변을 하고 허위 공문서를 작성·행사했다"며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질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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