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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울고 불안하다'…'8천 피' 시대 개미들의 자화상

'웃고 울고 불안하다'…'8천 피' 시대 개미들의 자화상
▲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가 오늘(15일) 사상 처음으로 장중 8,000포인트를 돌파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오늘 코스피는 0.37% 하락 출발했지만, 장초반 상승전환해 8,000포인트를 돌파했습니다.

한때 8,046.78까지 오른 뒤 등락을 거듭하며 오전 10시 4분 현재는 차익 실현 영향으로 0.20% 내린 7,965.78입니다.

코스피 '8천 피' 시대를 맞아 보유 주식이 오른 개미들은 '플러스 수익률'에 기뻐하면서도 언제 팔아야 할지 고민스럽고, 급등장에 반도체 등 주도주에 올라타지 못한 개미들은 '포모'(FOMO·남들이 돈을 벌 때 나만 뒤처지는 데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며 박탈감에 빠져있습니다.

서울시 마포구에 거주하는 20대 공무원 A 씨는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투자를 시작해 현재 총수익률이 70%를 넘었다며 화색을 보였습니다.

A 씨는 "요즘은 넣기만 하면 돈 버는 분위기라는 말까지 나온다"며 "주식 안 하던 주변 사람들도 일단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들어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추가 매수 계획에 대해서는 "이제는 장기 투자보다는 단타 위주로 접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코스피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곧 하락할 수 있을 것 같고, 하락전환 시 낙폭도 클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빠르게 반영되면서 코인 시장처럼 변하는 것 같다"며 "거품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우려했습니다.

반면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투자자들도 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B 씨는 전쟁 이후 국내 증시가 하락 조정을 받았을 때 SK하이닉스를 매수했는데, 몇 달 사이에 돈이 2배가 됐다며 "국내 증시가 이렇게 빠르게 오르는 건 처음 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B 씨는 "미국 메모리 반도체 관련 기술주 흐름을 보면 국내 증시도 아직 따라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전쟁 불안감은 어느 정도 지나갔고 국내 증시 체력이 아직 강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코스피가 1만 포인트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습니다.

그는 "요즘 시장에서는 종목 공부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며 "'무조건 삼전·닉스' 분위기가 우세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반도체를 제외한 일부 코스닥·바이오 종목들은 여전히 손실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코스피가 8,000선을 돌파한 15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도 최근 급등장에 따른 다양한 풍경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 지역 기반인 한 맘카페(육아 카페)에는 주식투자로 생긴 미실현수익 일부를 서울대 어린이 병원에 기부했다고 인증한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수중에 있는 돈으로 주식에 투자할지, 대출을 상환할지 고민하는 이들도 부쩍 늘어났습니다.

그중에는 "주식 수익이 금리보다 높아서 일부러 안 갚고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는 온라인 댓글이 있는가 하면, "투자 수익으로 아파트 대출을 갚았다"는 일부 성공 사례도 공유되고 있습니다.

한 주식 커뮤니티에는 "대출 금리가 2%대다. 이번에 1억 정도 갚으려고 했는데 돈이 생기니 자꾸 다른 마음이 생긴다. 삼성전자 주식을 사놓는 게 어떨까" 등의 고민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뒤늦게 시장 진입을 고민하는 투자자들도 생기고 있습니다.

새로 투자에 뛰어들기 위해 시장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는 50대 교사 C 씨는 "2000년대 초반 원금을 잃은 사례들을 많이 봐서 주식에 부정적이었는데, 최근 몇 배씩 수익을 냈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포모가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급속도로 오르는 국내 증시가 정치적 상황과 또 다른 전쟁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을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6·3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국내 증시의 오름세를 뒷받침해온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의 효과가 옅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올해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 또한 불확실성으로 인식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유가 사태가 장기화할 시, 물가 상승세로 연준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이 누그러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최근 대신증권 이경민·조재운 연구원은 코스피의 목표를 기존 7,500에서 8,800포인트로 상향하면서 "현재 코스피는 전형적인 실적 및 정책 장세"라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올해 하반기부터는 유가와 물가 수준에 따른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를 체크해야 한다"며 "유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100%를 상회하면 실적과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빠르면 올해, 늦으면 내년에 금리가 오르고 주가가 빠지는 '역금융장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작년 상반기까지 유동성이 풍부한 금융장세 이후 하반기에는 실적 장세로 전환한 만큼, '주식시장의 사계'(일본 연구원 우라가미 구니오가 1990년 소개한 개념)에 따르면 역금융장세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업종의 이익 급성장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는 재평가되는 과정에 놓여 있다"며 "이번 랠리는 단순 유동성 랠리보다는 기업 이익 성장에 기반한 성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봤습니다.

이에 국내 지방선거, 미국 중간선거 등 정치 이벤트는 시장 추세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는 시각입니다.

그는 "선거와 이에 따른 정치 이슈가 정책을 통해 일부 산업과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순 있어도, 시장 전체 방향성을 바꾸는 상황으로 연결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센터장은 "뒤늦게 조급한 마음으로 시장에 참가할 때는 급등 과정에서 추격 매수가 아니라 조정 과점을 이용한 분할 매수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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