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여고생에 흉기 휘두른 20대 남성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고교생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장 모(24) 씨가 피해자의 예상 동선을 앞질러 으슥한 길목을 범행 장소로 택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7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살인, 살인미수 등 혐의로 체포된 장 씨는 이날로 사흘째 접어든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살해한 여고생을 차량으로 앞지른 뒤 정차해 놓고 기다리다가 범행했다고 자백했습니다.
장 씨가 택한 장소는 대학교와 고등학교가 인접한 대로변이지만, 사건 발생 시각인 자정 전후의 심야에는 보행자 통행이 거의 없고 방범용 폐쇄회로(CC)TV와 거리가 떨어진 샛길 초입입니다.
자신의 거주지와 가까워 지리가 익숙한 환경이기도 했습니다.
장 씨는 일대를 배회하던 중 두 차례 마주친 여고생을 상대로 별다른 목적 없이 범행했다고 진술했는데, 경찰은 그가 특정 조건을 대상으로 삼았는지 자세한 경위를 파악 중입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서 여고생의 사망 원인은 경부 자창(날카로운 도구에 의한 찔림)이라는 1차 소견이 나왔습니다.
두 번째 피해자는 범행이 이뤄지던 시점에 근처를 우연히 지나다가 여성의 비명에 도움을 주려고 왔던 고2 남학생입니다.
남학생은 큰 상처를 입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평소 관심사와 행적이 고스란히 담긴 스마트폰은 장 씨가 범행 전 1대를 하천에 버린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수중 수색에 나섰습니다.
체포하면서 압수한 다른 스마트폰 1대는 디지털포렌식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장 씨는 범행 이틀 전부터 흉기 2점을 소지한 채 거리를 배회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점의 흉기는 모두 주방용 칼로, 범행 도구로는 1점만 쓰였고 나머지 1점은 포장이 뜯기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범행 후 체포까지는 약 11시간의 공백이 있었습니다.
죽음을 결심했다던 장 씨는 "누군가 데리고 가려 범행했다"는 진술과 달리, 번개탄 택배를 챙기러 집에 들르면서 체포된 정황을 제외하고 자살 시도가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사건 현장 인근 광주 광산구 첨단지구 권역을 벗어나지 않은 장 씨는 승용차를 버린 뒤 택시를 여러 차례 갈아타고, 도보로 같은 곳을 맴도는 등 경찰 추적을 따돌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범행도구를 배수로에 은닉하고, 무인세탁소에 들러 혈흔이 묻은 외투를 세탁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범행 유형이 전형적인 이상동기 범죄(묻지마 범죄) 일뿐, '무계획 범죄'는 아닌 정황이 잇달아 드러나면서 경찰은 사건 전후를 구체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2024년 9월 전남 순천시 조례동 거리에서 발생한 '박대성 살인' 등 유사 사건의 모방 여부에 대해서는 별다른 진술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사는 게 재미가 없었다.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다"는 주장만 반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 씨에 대해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진단 검사를 실시한 경찰은 오늘(8일) 신상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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