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광주 광산구 신가동 한 장례식장에서 20대 남성의 흉기에 찔려 숨진 여고생의 발인이 진행되고 있다
광주 도심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공격으로 숨진 여고생의 발인식이 오늘(7일) 가족들의 눈물 속에 치러졌습니다.
오늘 오전 광주 광산구 신가동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A(17) 양의 빈소에는 아침부터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영정 속 A 양은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빈소는 무거운 침묵만 맴돌았습니다.
A 양이 세상을 떠난 지 사흘이 지났지만, 가족들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 초점 없는 눈빛으로 영정을 바라봤습니다.
다른 가족들도 멍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키거나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고 조문객들 역시 쉽게 말을 잇지 못한 채 고개를 떨궜습니다.
발인이 시작되자 곳곳에서 흐느낌이 터져 나왔습니다.
A 양의 영정을 앞세워 가족들과 조문객들이 천천히 이동하자 "어떻게 보내…", "이제 어떡하라고…"라는 통곡이 장례식장에 울려 퍼졌습니다.
유족들은 흰 천이 덮인 관 위에 국화를 한 송이씩 올리며 A 양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A 양의 어머니는 국화를 올려놓으며 관을 부둥켜안은 채 오열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딸의 관이 운구차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보던 아버지는 결국 버티지 못하고 힘없이 주저앉았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응급구조사가 되겠다던 딸은 끝내 꿈을 이루지 못한 채 가족들의 곁을 떠났습니다.
▲ 7일 고교생 흉기 살인사건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월계동 현장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애도 메시지가 적힌 노란 리본과 인형이 매달려 있다
흉기 참변이 발생했던 광산구 월계동 사건 현장에는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사건이 벌어진 길거리에는 국화꽃과 노란 리본, 음료수와 과자 등이 놓였습니다.
'하늘에서 별이 될 친구에게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걸렸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어떡하니 아가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등의 글귀가 적힌 노란 리본이 바람에 흔들렸습니다.
시민들은 추모 공간 앞에서 걸음을 늦추거나 잠시 멈춰 섰습니다.
한 여고생의 비극적인 죽음에 고개 숙여 묵념하거나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두 딸을 키우고 있다는 황 모(53) 씨는 편의점에서 사 온 음료수를 국화꽃 옆에 조심스레 내려놓았습니다.
황 씨는 "평소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며 자주 다니던 길이라 소식을 듣고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며 "뉴스를 보니 친구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두고 간다고 해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음료수를 사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이 키우는 아빠 입장에서 남 일 같지 않았다"며 "어른으로서 마지막 인사라도 드려야 할 것 같아 들렀다"고 말했습니다.
A 양은 지난 5일 0시 11분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 길거리에서 일면식 없는 2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치명상을 입고 숨졌습니다.
당시 비명을 듣고 현장에 다가간 또 다른 고교생도 흉기에 찔려 크게 다쳤습니다.
경찰은 피의자인 장 모(24) 씨에 대해 살인·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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