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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현직 부장판사·변호사 기소…"'재판 편의' 대가로 수천만 원 뇌물"

공수처, 현직 부장판사·변호사 기소…"'재판 편의' 대가로 수천만 원 뇌물"
▲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김 모 부장판사가 3월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고교 동문 변호사로부터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는 대가로 재판 관련 편의를 봐준 혐의를 받는 현직 부장판사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김 모 부장판사와 정 모 변호사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및 뇌물공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오늘(6일) 밝혔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2023∼2025년 전주지법 형사 항소심 재판장으로 재직하면서 고교 동문 선배인 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을 피고인 측에 유리하게 감경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3,3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습니다.

공수처에 따르면 김 부장판사는 정 변호사가 대표인 법무법인이 수임한 항소심 사건 21건을 맡아 이 가운데 17건의 형량을 감경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정 변호사로부터 부당한 경제적 이득을 제공받은 2024년 3월 이후 선고한 6건의 사건에 대해서는 모두 원심을 파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집행유예 기간 중 재차 음주운전을 한 피고인은 징역 5개월에서 벌금 500만 원으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에 가담한 피고인은 실형에서 집행유예로 형이 줄었습니다.

이러한 편의 제공의 대가로 김 부장판사가 배우자의 바이올린 교습 등에 사용할 상가를 1년간 무상으로 제공받고, 교습을 위한 방음시설 등 공사비를 정 변호사에게 대납하게 하는 등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게 공수처의 판단입니다.

정 변호사로부터 현금 300만 원이 들어있는 견과류 선물 상자를 받은 혐의도 공소 사실에 기재됐습니다.

정 변호사가 재판 과정에서 판결을 예측한 듯 성공 보수 조건을 설정하고, 이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취한 사실도 수사 결과 확인됐습니다.

김 부장판사의 직권 보석 결정이 나기 전에 석방을 조건으로 한 수천만 원의 성공 보수를 미리 받거나, 선고 하루 전 갑작스레 추가한 성공보수 조건이 판결에 그대로 반영되는 등 사례가 수사 과정에서 적발됐습니다.

공수처는 이런 정황을 토대로 지난 3월 김 부장판사와 정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뇌물 공여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이를 기각했습니다.

이후 공수처는 구속영장을 재청구하지 않고 추가 보완 수사를 거쳐 두 사람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공수처는 "현직 부장판사가 재판 진행 중인 담당 사건 변호인으로부터 재판을 매개로 뇌물을 수수한 사실을 밝혀냈다"며 "앞으로도 사법부의 신뢰를 저해하는 부패 범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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