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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기록' 없는 6세 이하 5만 8천 명…모두 조사

<앵커>

학대 위기에 놓인 아동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정부가 대책을 내놨습니다. 영유아 건강 검진이나 예방 접종을 받지 않는 등, 병원을 찾은 기록이 없는 6살 이하 아동 5만 8천 명을 모두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박하정 기자 리포트 먼저 보시고,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세 살배기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친모가 지난달 범행 6년 만에 붙잡혔습니다.

[아이한테 할 말 없으세요?]

어린이집에 나오지 않는 아이를 확인하기 위해 가정을 방문한 공무원에게 친모는 다른 아이를 친딸처럼 보여줬고, 초등학교 예비소집일에도 다른 아이를 데리고 가 감시망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달 인천에선 20개월 된 아이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위기 영유아를 조기에 찾아내겠다며 정부가 대책을 내놨습니다.

필수 예방 접종을 제대로 맞지 않았거나, 최근 1년 동안 병원을 찾은 기록이 없는 6살 이하 아동, 5만 8천 명의 가정을 모두 찾아가 아동의 상황을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016년 친부와 계모의 학대로 숨진 '원영이 사건' 이후 초등학교 예비소집에 불참한 아동에 대한 소재 파악이 해마다 실시되고 있지만, 이후에도 아동 사망 사건이 잇따르자 감시망을 더 촘촘히 하겠단 취지입니다.

[이스란/보건복지부 1차관 : 전수조사는 5월부터 시작하며, 2세 이하 아동의 가정방문 시에는 전문인력이 동행하여 조사의 실효성을 높이겠습니다.]

내실 있는 가정 조사를 위해 결과를 보고할 땐 증빙 자료도 첨부하도록 했습니다.

[모두순/보건복지부 아동학대대응과 과장 : (가정) 출입문 안쪽 사진이나 녹취록이나, (조사 공무원이) 체크리스트를 충족해야만 조사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공혜정/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 (이전에는) 구멍이 많았단 얘기가 될 수도 있겠네요. (조사 공무원이) 아이의 아동학대 징후를 잘 포착할 수 있는지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 역량 강화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부는 부모가 가정 조사를 거부하면 재방문하고 그래도 거부할 경우 경찰에 수사 의뢰하겠단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 영상편집 : 신세은, 디자인 : 황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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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대책이 실제 효과가 있을지, 사각지대는 없는지, 박하정 기자와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Q. 5만 8천 명, 모두 학대 의심?

[박하정 기자 : 꼭 그런 건 아닙니다. 이번 전수 조사 대상인 5만 8천 명 중에는, 아이가 실제 건강하다고 판단해서 부모가 병원에 안 데려간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상적이라면 최소 1년에 한 번 정도는 필수 예방 접종을 맞기 위해서라도 병원을 찾지 않겠냐는 게 정부의 판단이고요, 무엇보다 여섯 살 이하는 자신의 상태를 직접 표현하기 어려운 만큼, 더 촘촘한 정보로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겠단 취지입니다.]

Q. 다른 아이로 속이는 경우, 막을 수 있을까?

[박하정 기자 : 같은 질문을 제가 오늘 보건복지부 차관에게 했는데, 부모가 의도적으로 아이를 바꿔치기할 경우 이를 파악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보면요, 가정 조사를 나가면 증빙 자료를 첨부하도록 했잖아요, 만약 부모가 다른 아이를 친자녀인 것처럼 내세우고 이에 맞춰서 거실에 걸린 가족사진 같은 것도 미리 바꿔 놓으면 걸러내기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부는 지자체 공무원뿐 아니라 아동보호전문기관 인력을 동행시키겠다고 했는데, 날짜를 지정해 방문할 게 아니고 불시에 찾아갈 필요도 있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Q. 사건 터져야 대책…사후약방문?

[박하정 기자 : 지난 2016년 원영이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 이후에, 정부는 초등학교 예비소집에 오지 않은 아동들을 전수 조사해 19명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걸 파악했습니다. 2019년엔 범위를 넓혀 어린이집 등에 나오지 않는 3세 아동을 조사했고요, 그 과정에서 15개월 된 아동이 숨진 사실이 뒤늦게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6년 만에 숨진 게 확인된 세 살배기 경우도 현행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통해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사실이 파악됐지만 제대로 된 조치는 없었습니다. 조사 대상이 점차 확대되는 건 긍정적으로 봐야 하고, 또 조사 인력 등의 한계도 있을 수 있지만 안타까운 사건들이 발생한 이후에 대책들이 나오는 건 아쉬운 대목입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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