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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 직전 탈출…"속도 올렸다간" 선원들 '최후 결단'

선원노련 "유사시 대응 매뉴얼 제공해야"

봉쇄 직전 탈출…"속도 올렸다간" 선원들 '최후 결단'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기 직전, 우리나라로 향하던 대형 유조선 한 척이 무사히 해협을 빠져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가운데 해당 선박을 이끈 선원들의 기민한 판단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국해운노조협의회는 지난달 26일 이라크 알바스라에서 출항한 '이글 벨로어'호가 지난달 28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HD현대오일뱅크의 원유를 수송하던 이 배는 길이 336m에 30만t급인 대형 유조선입니다.

당시 싣고 있던 원유는 약 200만 배럴에 달하는데, 이는 한국의 하루 원유 소비량과 맞먹는 규모입니다.

그런데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자, 이란 혁명수비대는 인근 상선들에 해협 통과가 불가능하다는 경고 방송을 보냈습니다.

위기 상황이었지만 이글 벨로어호 선원들은 어려운 항해 환경 속에서도 해협을 통과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박상익 전국해운노조협의회 본부장은 "대형 유조선이기 때문에 속도를 최고로 높인다고 해서 빠져나올 수 있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던 상황은 아니었다"면서도 "특히나 해당 해협은 수심이 낮기 때문에 고속 운항을 하게 되면 선박의 바닥이 해저에 닿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런데도 선원들이 허용된 환경 내에서 최적의 방법을 찾아 운항했고, 최대한 시간을 단축해 운항했다"며 "선장을 비롯한 선박 안에 있는 선원들이 최상의 결단을 내려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다행히 이란이 봉쇄 선포를 했을 때 해당 선박이 해협을 빠져나오는 시점이기도 해 상황 역시 잘 맞아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이글 벨로어호는 오는 20일 오전 대산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다만 현재 해협을 빠져나오지 못한 다른 선박들은 당시 위치나 항해 여건이 여의치 않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박 본부장은 "당시 위치나 시기 등 상황을 고려할 때 해협을 통과하지 않은 것이 선원 안전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불안 속에 있는 선원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 유사시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을 제공해야 한다"며 "정부와 선사가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보호 대책을 지속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어제(4일) 기준으로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는 우리 선박 26척이 머물고 있습니다.

이들 선박에는 한국인 144명을 포함해 총 597명의 선원이 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SBS 디지털뉴스부/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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