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화요일 친절한 경제 한지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이란 공습 때문에 유가가 올라서 걱정이 많죠?
<기자>
지금은 유가 숫자보다는 이게 고점에서 얼마나 더 머무르느냐가 좀 더 중요한데요.
브렌트유가 100달러 선에 올라가서 이게 유지가 될 경우 글로벌 물가는 0.6~0.7%포인트 더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후퇴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금융시장은 "물가는 안정되고, 금리는 내려간다"는 전제를 깔고 움직였습니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1월 기준 2.4%인데요.
연준 목표치 2%에 가까워지면서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가 되면 물가가 다시 자극될 수 있습니다.
유가가 10달러 오를 때마다 향후 1년 세계 성장률이 0.1~0.2%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게 의미하는 건 단순한 기름값 문제가 아니라 물가와 성장 경로가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미국은 에너지 수입 비중이 17%로 낮아졌지만, 휘발유 가격은 국제 유가를 따라 움직입니다.
기름값이 오르면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성장 전망이 낮아집니다.
결국 시장은 유가 자체보다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을 더 예민하게 보고 있습니다.
금리가 늦게 내려가면 미래 이익을 더 높은 금리로 할인해야 하고, 그만큼 주식의 적정가격이 더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앵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가장 큰 타격이라고 할 수 있고 이란도 이걸 알고 틀어막은 거죠?
<기자>
숫자를 좀 보면, 이란이 원유를 하루에 345만 배럴을 생산하는데요.
세계 공급의 3% 미만에 그칩니다.
단번에 공급 붕괴를 가져오는 구조는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 시장에서는 공급량보다 운송경로를 더 크게 보고 있습니다.
중동의 핵심 해상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곳입니다.
이 해협을 지나는 원유와 LNG의 80% 이상이 아시아로 향합니다.
보험사들이 항로 위험을 높게 평가하기 시작하면 운임과 조달 비용이 먼저 올라갈 수 있습니다.
기뢰 설치나 선박 위협 같은 군사 행동이 현실화되면 통과 자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이건 공급 감소가 아니라 리스크 프리미엄이 붙는 구조입니다.
물량이 줄지 않아도 위험이 커지면 가격은 먼저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산유국 모임인 OPEC 플러스가 하루 20만 6천 배럴 증산을 예고하기는 했지만, 이 역시 전체 공급의 0.2% 수준에 그칩니다.
해협을 둘러싼 운송 리스크를 상쇄하기에는 규모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래서 증산 발표가 나와도 시장이 완전히 안심하지 못하는 겁니다.
<앵커>
그럼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기자>
한국은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고유가에 민감하죠.
원유 70%와 천연가스 최대 3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원유와 가스를 다 합쳐서 국내 에너지 소비의 5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정부와 정유사에 비축 물량이 있어 수급 차질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가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면 문제는 비용과 환율입니다.
유가가 10% 오를 때 달러가 0.5~1%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달러가 강해지면 원화는 약세 압력을 받고 수입 물가가 자극됩니다.
전력 생산 단가가 오르고 정유, 화학, 철강, 반도체같이 에너지를 많이 쓰는 업종은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수출 중심 구조인 한국은 환율과 에너지 비용이 동시에 움직이면 기업 실적 전망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증시도 변수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시장은 유가의 지속 여부를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금리 인하 기대가 밀리면 성장주와 기술주는 밸류에이션 부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에너지 관련 업종은 유가 상승이 곧 매출 증가로 연결될 수 있어 단기 수혜 기대가 나옵니다.
정부는 비상 점검에 들어갔고 필요하면 100조 원 플러스알파 규모의 시장 안정 조치를 가동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은 유가 숫자 하나보다 그 가격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느냐, 그리고 그로 인해 금리·환율·성장 경로가 바뀌느냐가 더 중요한 국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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