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이 중국 외교부장
중국 외교 사령탑은 중국과 미국의 향후 공존 가능성은 미국의 의지에 달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이날 독일 뮌헨안보회의 중국 특별 세션에서 "중미 두 대국이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는 국제 구도의 근본 추세에 관계되고, 중국은 시종일관 역사·인민·세계에 책임지는 차원에서 대미 관계를 바라보고 처리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왕이 주임은 "시진핑 주석은 중미가 상호존중·평화공존·협력 윈윈해야 하고, 대화·협상을 통해 두 대국이 이 별에서 올바르게 공존하는 길을 함께 찾아야 한다고 정중하게 제안했다"며 "우리는 계속 이런 큰 방향을 견지할 것이고, 실현될 수 있는지는 미국의 태도를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매우 존중하고 중국 인민도 존중한다는 점"이라며 "그러나 미국에는 결코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 몇몇 사람이 여전히 있는데 그들은 온갖 방법으로 중국을 억제·탄압하고 수단을 가리지 않고 중국을 공격·비방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왕 주임은 "중국을 겨냥한 각종 작은 울타리·그룹을 만들거나 심지어 타이완 독립을 종용·획책하고 중국을 분열시키며 중국의 레드라인을 밟는다면, 그것은 중미의 대결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날 왕 주임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타이완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중일 관계는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직후인 지난해 11월 타이완 유사시 '집단 자위권'을 발동해 개입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뒤로 급속히 얼어붙었습니다.
왕 주임은 "일본 현직 총리가 뜻밖에 공개적으로 타이완 해협의 유사(有事·전쟁이나 재해 등 긴급상황)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를 구성한다고 말했다"며 "일본 총리가 전후 80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이런 광언(狂言·터무니없는 소리)을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다카이치 총리의 말은) 중국 국가 주권에 직접 도전한 것이고 타이완이 이미 중국에 복귀했다는 전후 국제 질서에 직접 도전한 것이며, 일본이 중국에 한 정치적 약속을 직접 위배한 것"이라며 "중국은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왕 주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파시즘을 청산한 독일과 정치인들이 A급 전범을 참배하는 일본을 대조한 뒤 "일본 지도자가 타이완 문제에서 잘못된 발언을 하는 것은 일본이 타이완을 침략하고 식민화하려는 야심이 사라지지 않았고, 군국주의의 유령이 여전히 떠돌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긴장 고조에 어떤 책임이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는 "아시아·태평양 형세가 날로 긴장된다는 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세계를 둘러보면 아시아만이 여전히 총체적 평화를 유지하고 있고 중국은 아시아 평화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왕 주임은 '국제 질서 수호자'를 자처해온 중국의 입장도 재확인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일방주의' 행보와 차이점을 부각하는 한편, 유럽을 향해서는 중국이 경쟁이 아닌 협력의 대상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선 "유럽은 방관자가 돼서는 안 된다. 작년 초 미국과 러시아가 대화를 시작한 뒤 유럽은 마치 버려진 것 같았다"면서 "나는 앞서 이곳에서 전쟁이 유럽에서 발생했으므로 유럽은 협상에 참여할 권리가 있고 적절한 때에 참여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유럽은 메뉴판에 올라가서는 안 되고 식탁 옆에 있어야 한다"며 협상 참여를 원하는 유럽 국가들에 힘을 실었습니다.
왕 주임은 기조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후 미국과 마찰을 빚는 유엔의 권위를 옹호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는 "유엔은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보편성과 권위가 있는 정부 간 국제기구"라며 "유엔 플랫폼에서 각국은 크기나 빈부와 관계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신성한 한 표와 의무, 평등한 권리가 있다. 유엔이 없다면 세계는 약육강식의 정글의 시대로 돌아갈 것이고 많은 중소 규모 국가는 다자 버팀목을 잃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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