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국제 금 현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4,894.23달러로, 전장 대비 9.0% 급락했습니다.
이는 2013년 4월 15일 -9.1% 이후 하루 기준 최대 하락률입니다.
2013년 당시 하락률 역시 1980년 2월 이후 33년 만의 최대 수준이었습니다.
금값은 2002년 280달러에서 출발해 2011년 9월 1,920.3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기까지 장기간 우상향 흐름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나 정점을 찍은 지 1년 6개월 뒤에는 1,348달러까지 주저앉았습니다.
2013년 당시 유럽발 재정위기 등으로 안전자산인 금 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중국이 국제 기축통화를 놓고 달러화와 통화 전쟁을 벌일 거란 소문까지 나돌면서 금값을 천정부지로 밀어 올렸습니다.
하지만 그해 4월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자 금값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등 신흥국들의 경제 성장이 주춤하면서 이들 국가 중앙은행의 금 매수 여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금값 하락 압력을 키웠습니다.
금값이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 역시 매도 심리를 자극했습니다.
2013년 4월 1,348달러까지 떨어진 금값은 이후에도 하락 흐름을 이어가며 2015년 말 1,061달러까지 매년 저점을 낮췄습니다.
이후 2016년부터 다시 상승 전환해 2023년 2,000달러 선을 회복했습니다.
그러다 2024년 27%, 2025년 64%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급등 국면에 들어섰고, 올해 들어서도 폭락 직전까지 약 25% 오르며 장중 5,595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2024년 이후 금 랠리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대규모 매입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 잇따른 지정학적 긴장 등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됩니다.
지난해에는 투자자들이 이른바 '디베이스먼트(debasement) 트레이드'에 대거 뛰어들면서 금값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습니다.
미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 이란·베네수엘라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달러화 자산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켰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달러화 가치는 무려 8% 하락했는데, 이는 2017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었습니다.
다만 최근 몇 주 동안 금값 랠리는 광란에 가까운 과열 양상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블룸버그는 개인 투자자부터 원자재 시장에 발을 들인 대형 주식형 펀드에 이르기까지 중국 투기 자금의 대규모 유입이 이런 광란을 주도했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덜 비둘기파'적으로 평가되는 케빈 워시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했다는 소식에 중국 투자자들이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서며 폭락을 촉발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츠의 원자재 책임자를 지낸 알렉산더 캠벨은 "중국이 팔았고, 이제 시장은 그 후폭풍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은 시장에서는 변동성이 더욱 극단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은 현물 가격은 지난달 30일 하루 만에 27.7% 급락했고, 은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최대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의 거래대금은 400억 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은값은 지난해 150% 넘게 폭등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급등세를 이어온 상태였습니다.
국제 금융시장은 1979~1980년에도 이른바 '은 파동' 사태를 경험한 바 있습니다.
당시 미국 텍사스주 석유 재벌이었던 헌트 일가는 은 가격이 온스당 10달러를 밑돌던 1979년 여름 대규모 차입을 통해 은을 집중 매입했고, 은 값은 이듬해 1월 온스당 5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불과 두 달 뒤인 3월 은 가격은 10달러 초반대로 급락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