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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형성의 비밀, 국내 연구진이 풀었다…제입스웹 망원경 첫 관측

행성 형성의 비밀, 국내 연구진이 풀었다…제입스웹 망원경 첫 관측
▲ 원반풍에 의한 규산염 결정화 및 재분배 모식도

별이 탄생하며 물질을 빨아들이는 짧은 시간 동안 지구형 행성과 혜성의 핵심 물질인 규산염을 만들고 움직인다는 것을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직접 관측하고 입증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태양계와 같은 행성계에서 행성이 형성되는 원리를 둘러싼 오랜 수수께끼를 푸는 데에 중요한 단서를 마련했단 평가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서울대 이정은 교수 연구팀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활용해 결정질 규산염의 생성 과정과 원반풍을 통해 외부로 내보내는 과정을 관측한 연구결과를 오늘(22일)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고 밝혔습니다.

규산염은 지구의 지각을 구성하는 물질 중 약 90%를 차지하는 물질로, 지구형 행성과 혜성을 구성하는 핵심 광물입니다.

특히 규칙적인 결정 구조를 가지는 결정질 규산염은 600도 이상 고온 환경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별과 먼 암석형 행성뿐 아니라 극도로 차가운 태양계 외곽에 위치한 혜성에서도 결정질 규산염이 발견돼 이 물질이 어떻게 만들어져 이곳까지 이동했는지 의문이 제기돼 왔습니다.

학계에서는 난류 혼합이나 대규모 물질 이동 등 가설을 세워 추측하는 데만 그쳐 왔을 뿐 관측상 증거를 찾지 못해 왔습니다.

이 교수는 20여 년간 별이 태어나는 과정을 연구하며 태아별이 폭발적으로 질량을 유입하는 과정에서 이런 성분을 만들 것으로 예상해왔습니다.

우주 공간 속 분자 구름이 중력으로 수축하며 탄생한 태아별은 함께 만들어진 주변 원반을 끌어당기는 '강착'을 통해 '폭식'한 후 단식하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이 폭식 과정에서 성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본 것입니다.

문제는 이 폭식과 단식 과정을 세세히 들여다볼 높은 해상도의 망원경이 없었던 건데, 제임스 웹 망원경의 등장으로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웹 망원경 관측 시간을 확보한 연구팀은 18개월 주기로 폭식을 반복하는 뱀자리 성운 태아별 'EC53'에 주목해 휴지기와 폭발기 두 차례에 걸쳐 관측하고 분자 조성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폭발 단계에서만 결정질 광물이 검출되는 것을 확인해 태아별에 가까운 뜨거운 원반에서 규산염 결정화가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 웹 망원경의 높은 분해능을 토대로 원반 안에서 외부로 물질이 방출되는 원반풍이 물질을 먼 곳으로 보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제시했습니다.

이 원반풍이 고온 내부 원반 표면에서 만들어진 결정질 규산염을 들어 올려 차가운 원반 외곽으로 운반할 수 있는 물리적 경로를 제공한다고 해석한 것입니다.

이번 연구는 연구팀이 오랜 기간 연구하며 쌓은 이론적 예측을 최신 과학장비를 통해 증명해 결실을 본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전 세계 천문학자들과 경쟁하며 관측 시간을 받아 활용할 수 있는 장비로, 이 교수는 다른 태아별의 폭식기를 관측하는 추가 시간을 받는 등 연구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 교수는 "제임스 웹은 이전보다 수백 배 더 좋은 분해능을 가져 훨씬 민감하고 희미한 빛까지 관측할 수 있었다"며 "과거 다양한 관측을 통해 자료를 축적해 제안서를 내 받아들여졌고 관측에 성공했다"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한국천문연구원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공동 개발한 적외선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가 지난해 발사되면서 전 하늘을 6개월 주기로 관측할 수 있게 된 만큼 제임스 웹 망원경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이 교수는 "앞으로 후속 관측을 이어 나가 규산염 결정화와 물질 이동 과정의 보편성과 진화 단계에 따른 의존성을 검증할 계획"이라며 "별과 행성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물과 유기물이 어떤 경로를 거쳐 행성계로 전달되는지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이정은 교수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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