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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WIND 8NEWS] '복싱하듯' 때리고 시신 훼손한 날 '치킨'…친아들 처참히 살해한 '악마'의 그날

00:00 '살해한 8살 아들' 냉동고에서 발견
02:15 아들 죽기 전날 "복싱하듯 때렸다"
03:28 시신 훼손한 그날, 부모는 치킨을 시켜먹었다
05:37 사건 후 10년, 아동학대 가해자 84%는 부모

1. '살해한 8살 아들' 냉동고에서 발견
[2016/1/16 8뉴스 : 8살짜리 아들의 시신을 훼손해서 냉동실에 보관하다 체포된 부모에 대한 수사가 이틀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아이를 폭행한 뒤에 방치해서 숨지게 했고, 어머니도 이 모든 과정을 알고 있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오늘로부터 정확히 10년 전인 2016년 1월 15일, 인천의 어느 주택가. 한 남자가 골목을 뛰어가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더니 잠시 뒤 경찰에 붙들려 나옵니다. 8살짜리 친아들을 때려 숨지게 하고, 시신을 훼손한 이 남성의 이름은 최경원, 당시 서른네 살이었습니다.

[(아드님 살해하신 것 맞습니까? 현재 심경이 어떠세요?) …] 사건의 발단은 체포 4년 전인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부천의 한 초등학교 1학년생이었던 최경원의 아들 최모 군이 그해 4월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교무부장 (2016년 1월 17일) :그뒤로 아마 엄마가 학생을 학교를 안보낸 걸로 알고 있어요 그때가 4월 말이나 될 거예요. 만나주지 않고 집 가면 피해버리고 이러니까 상당히 담임도 힘들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그렇게 4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당시 장기결석 아동들을 전수조사하던 학교의 전화 한 통으로 지옥 같은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이상하다 느낀 교사가 경찰에 수사를 요청한 겁니다. 경찰은 바로 다음날 최군 엄마를, 그 다음날인 2016년 1월 15일, 아빠 최경원을 긴급체포한 뒤, 최경원 지인의 집에서 최군 시신이 담긴 가방을 발견했습니다.

[지인 (2016년 1월 16일) : 박스 같은 거 몇 개랑, 가방 같은 거…이삿짐 문제로 와서 며칠 맡길 수 없느냐고 해서. 황당하죠. 오래전부터 알던 동생이 갑자기 그런 일을 해가지고. 그런 일에 또 저희를.]

체포된 최경원은 3년여 전인 2012년 10월 "아이가 다쳤는데 치료 조치를 하지 않아 숨졌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용희 / 당시 형사과장 (2016년 1월 16일) : 씻기 싫어하던 피해자를 욕실로 끌어당기는 과정에서 넘어뜨려 다쳤으나, 병원 진료 등 별다른 조치 없이 주거지에 방치하다 한 달여 만에 사망하였고.]

2. 아들 죽기 전날 "복싱하듯 때렸다"
교묘한 거짓말 뒤에 숨겨진 실체는 훨씬 더 참혹했습니다. 당시 최군은 아빠의 폭행으로 기력을 잃고 용변도 누운 채 이불에 볼 정도로 건강이 안 좋아진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2012년 11월 7일, 한 달간 누워만 있던 최군이 오랜만에 일어나자, 술에 취한 최경원은 갑자기 아들을 의자에 앉히고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무 이유도 없었습니다. 체중이 16kg에 불과한, 사실상 기아 상태의 아들을 '복싱하듯' 주먹으로 때렸습니다.

[이용희 / 당시 형사과장 (2016년 1월 22일) : 체중 약 90kg의 거구인 부(父)가 뼈밖에 남지 않은 상태의 피해자를 바닥에 엎드리게 하고는 복부 옆구리 등을 발로 걷어차는 등…]

최군은 결국 그날 밤 8살의 나이로 숨졌습니다. 이 모든 걸 보고만 있었던 최군 엄마는 최군을 그대로 방치했고, 술 취해 자고 있던 최경원은 다음날 오후 5시에야 아들의 죽음을 알아챘습니다. 아내와 함께 최군이 숨진 걸 확인한 최경원은 눈도 감지 못한 채 숨진 아들 얼굴에 테이프를 붙여 억지로 눈을 감게 했습니다. 그리고는 아내에게 "시신을 처리하자"고 했습니다.

3. 시신 훼손한 그날, 부모는 치킨을 시켜먹었다
소름 돋는 건 아이 엄마의 반응이었습니다. 그 얘길 듣고도 남편과 함께 단골 치킨집에서 치킨을 시켜먹은 겁니다. 곧이어 시신을 훼손하기로 결심한 부부가 도구를 사러 마트에 갔을 때, 장바구니에 같이 담은 건 자신들이 먹을 김밥과 커피, 과자였습니다. 부부는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상상 이상의 잔혹한 수법으로 아이의 시신을 훼손했습니다.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최군 엄마는 시신 훼손 작업을 하는 남편에게 직접 고글을 씌워주고, 혹시 냄새가 밖으로 새나갈까 봐, 집안에서 하루 종일 청국장을 끓이면서, 이 끔찍한 작업을 함께 했습니다. 훼손한 시신은 그대로 비닐과 신문지 등으로 싸 집 냉동실에 넣었습니다. 당시 변호를 맡았던 국선 변호인은 그 참혹함이 10년이 지난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정다훈/당시 국선변호사 : 같은 집에 살면서 냉동실에 보관을 하고 저는 그거에 대해서 좀 물어봤고…되게 덤덤하게 그냥 처음에는 자기도 조금 그랬는데 세월이 지나다 보니까 조금 무뎌졌다 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던 걸로 기억을 해요.]

최경원은 아들이 두 살 때부터 '편식을 한다, 식탐을 부린다'는 이유로 때리기 시작했고, "아내가 자주 '아들이 당신을 닮아 말을 안 듣는다'고 핀잔을 주자 점점 더 화가 나서 아들을 때렸다"고 진술했습니다. 최경원은 체포된 뒤 자신의 변호인에게 "사형을 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정다훈 변호사/ 당시 국선변호사 : 밝혀져서 조금 후련하다 이런 것들도 있었고 그런 감정들도 좀 표현했던 것 같고. 일반적인 강력 사건과 비교했을 때 성격이 세거나 그런 점이 없었고, 오히려 직업을 얻지 못하고 약간 은둔형 외톨이 약간 이런 경향이 조금 오히려 있어서.]

하지만 사형도 받아들인다는 말과 달리, 최경원은 살인죄로 징역 30년을 선고한 1,2심 판결에 모두 불복했습니다.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듬해인 2017년 1월, 징역 30년형이 확정됐습니다. 최군의 엄마에겐 징역 20년형이 확정됐습니다.

4. 사건 후 10년, 아동학대 가해자 84%는 부모
친부모에 의해 이렇게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사건은 아동학대에 대한 우리의 시선을 완전히 바꿔놨습니다.

[이준식 당시 사회부총리] (2016년 1월 17일) : "정당한 사유 없이 장기결석한 초등학생에 대해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1월 27일까지 종료할 예정입니다.]

정부의 전수조사 사흘 만에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아동학대 의심 아동이 8명, 행방 묘연 아동은 12명이나 되는 거로 나타났습니다. 7살 아들을 계모와 친부가 잔혹한 학대 끝에 숨지게 한 '원영이 사건', 대소변을 못 가린다는 이유로 4살 딸을 살해하고 암매장한 '청주 안 모 양' 사건까지, 자칫 영구 미제로 남을 뻔했던 이 비극적인 사건들은 최군 사건 이후 실시된 전수조사를 통해서야 비로소 그 전말이 밝혀졌습니다. 정부는 아동학대 방지책으로 사흘 넘게 무단결석하는 아동에 대해 담임교사가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했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부모가 사생활 침해나 홈스쿨링을 주장하면 이를 강제로 조사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5만 건을 넘어섰고, 실제 지자체에서 아동학대로 판단된 건수만 2만 4천 건이 넘었는데, 이 가운데 84%가 부모에 의해 자행된 것들이었습니다.

[정효정 중원대 교수/영유아보육학회 회장 : 강제성이 없고 집에 간다 그래도 문 잠가놓고 안 열어주면 못 보는 거예요. (학대 징후가) 뭔가 있다라고 봤을 때 이들 부모에 대한 게 강제성이 있어야 된다는 거야. 그래서 이게 지자체나 모든 게 함께 움직여야 된다.]

형식적인 가정 방문이 아닌 학대 징후를 면밀히 살필 수 있는 전문 인력을 확충하고, 교육청과 지자체, 경찰이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건데, 이런 제도적 안전망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최군은 언제든 또 나타날지 모릅니다.

(취재 : 이현영,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주용진, 영상편집 : 권나연, 디자인 : 육도현,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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