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
지난해 11월 미국 최대도시(인구 약 850만)이자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인 뉴욕시의 시장으로 당선된 조란 맘다니가 새해 첫날인 1월 1일 취임했습니다.
첫 무슬림 시장이며, 자칭 '민주사회주의자'인 맘다니 신임 시장은 오늘 0시1분(현지시간)을 기해 에릭 애덤스 전 시장으로부터 직을 넘겨받아 4년 임기에 들어갔습니다.
맘다니 시장은 자정을 넘기며 새해를 맞이하자마자 현재는 폐쇄된 옛 뉴욕시청 지하철역 역사 계단에서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부 장관의 주재 아래 취임 선서식을 했습니다.
맘다니 시장은 부인 라마 두와지 여사가 두 손으로 받치고 있는 이슬람 경전 쿠란에 왼손을 올리고 오른손을 든 채 취임 선서를 했습니다.
뉴욕시장 취임식에서 쿠란이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성경책 위에 손을 얹고 선서하는 다수의 미국 공직자 취임식과 다른 풍경이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맘다니 시장은 선서 후 현장의 기자들에게 "이것은 진정한 영광이며, 내 일생일대의 특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시 교통국장으로 마이크 플린을 임명한다고 발표하면서 취임 선서를 한 지하철역에 대해 "우리 도시의 활력, 건강함, 유산에서 대중교통이 갖는 중요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맘다니 시장은 이어 오후 1시 뉴욕시청 앞에서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공식 취임식에 참석합니다.
통상적으로 뉴욕시장 취임식은 시청 앞에서 열렸지만, 그는 폐역사에서 먼저 취임 선서를 함으로써 자신의 지지 기반인 노동자·빈민 계층을 대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는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1904년 뉴욕의 초기 지하철역 28개 중 하나인 옛 시청역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이 역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동시에 노동자들의 삶을 변화시킬 위대한 건축물을 건설하고자 했던 도시의 용기를 보여주는 물리적인 기념비였다"고 말했습니다.
대중교통인 시내버스 무료화, 취학 전 아동 무상교육, 임대료 동결 등 자신이 '민주사회주의자'로서 지지층에 호소한 공약과 맞닿는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만 34세로 역대 최연소 뉴욕시장인 맘다니는 민족·종교적으로 인도계 무슬림이며, 정치적으로는 확고한 진보 성향입니다.
이민자인 맘다니의 뉴욕시장 취임과, 취임식에서의 쿠란 사용은 백인과 복음주의 기독교인을 최대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체제의 미국에서 '특별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는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태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살다가 7살 때 미국으로 이주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과 대척되는 상징성을 갖습니다.
또 이날 취임선서식과 오후에 열릴 정식 취임식에서 쓰이는 쿠란은 조부가 쓰던 것과 아프리카계 라티노 작가 겸 역사가인 아투로 숌버그가 생전 소장하고 있던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습니다.
이른바 '진보 도시'로 불리는 뉴욕시의 종교·인종·민족적 다양성을 대변하려는 의중이 엿보였습니다.
맘다니 시장의 공식 취임식은 미국 진보 정치의 상징적 인물인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버몬트·무소속)이 주재할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서 맘다니 시장은 자신의 시정 구상과 포부 등을 밝히는 연설을 할 예정입니다.
이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축하 행사가 이어집니다.
축하 행사엔 최대 4만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뉴욕주의회 하원 의원(퀸스 지역)으로 정치에 투신한 맘다니 시장은 작년 6월 뉴욕시장 민주당 후보 경선과 작년 11월 본선 승리를 통해 일약 민주당 진보파의 기대주로 도약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아픈 곳'인 생활비 부담(affordability) 문제를 파고들면서 미국 내에서도 고물가가 극심한 뉴욕시의 주거비 부담 완화, 부유세 부과 등의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출신 지역인 뉴욕시를 이끌게 된 맘다니 시장을 선거기간 내내 '공산주의자'라는 등의 표현으로 비판했으나, 맘다니 시장이 당선되고 난 뒤인 작년 11월 21일 백악관에서 만나 덕담을 주고받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미 정가에 돌풍을 일으키며 등장한 맘다니 시장에게는 도전 과제도 적지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짚었습니다.
무엇보다 그의 공약을 구현하는 데는 막대한 재원이 소요됩니다.
무상 보육은 연간 60억 달러(약 8조7천억 원), 무료 버스도 매년 8억 달러(약 1조1천560억 원)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필요한 증세에는 뉴욕 재력가들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정치인은 물론 행정가로서 이력이 빈약한 맘다니 시장이 이를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됩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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