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멕시코가 한국과 중국 등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을 대상으로 자동차와 기계 부품 등 현지 당국에서 '전략 품목'으로 지정한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새해부터 인상합니다.
멕시코 대통령실은 품목별 관세율을 변경하는 내용의 일반수출입세법(LIGIE) 개정 내용을 관보(Diario Oficial de la Federacion)에 게시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멕시코 관보공개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관련 내용을 보면 발효 시점은 내년 1월 1일로 명시됐습니다.
신발, 섬유, 의류, 철강, 자동차 등 멕시코 정부에서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 전략 산업 제품으로 지정한 1천463개 품목을 대상으로 합니다.
관세율은 대체로 5∼35% 정도로 확인됩니다.
일부 철강 제품의 경우엔 50%까지 책정됐습니다.
관세 부과 대상국은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입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아랍에미리트(UAE),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포함됩니다.
멕시코 정부는 "약 35만 개의 일자리를 보호하고 새로운 경제 발전 모델을 구축하는 게 개정 법률 시행의 목적"이라면서 "무역 왜곡과 수입 의존도를 시정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정부는 핵심 생산망 내 국산 부품 비율을 15%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멕시코 계획'(Plan Mexico)에 따라 수입 원자재를 국내에서 개발해 대체하는 한편 '멕시코 생산(Hecho en Mexico) 프로그램'을 강화해 자국 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관세를 계기로 외국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인데, 이는 글로벌 관세 전쟁을 촉발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논리 전개와 대동소이합니다.
그러나 멕시코의 경우엔 경제 구조와 규모 면에서 미국과 근본적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관세 인상은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도구로 관측됩니다.
작년 기준 수출액 비중이 83%에 달할 정도로 세계 최대 경제국인 '이웃' 미국과의 교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멕시코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유지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USMCA 탈퇴 협박'과 함께 멕시코 또는 캐나다와 양자 협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멕시코 관세는 다분히 중국을 겨눈 조치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멕시코는 2024년 중국과의 교역에서 1천131억 달러(157조원 상당) 규모 적자를 봤습니다.
그간 '중국을 염두에 둔 관세는 아니다'라고 주장해 온 멕시코 정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도 "관세 변경은 멕시코 국민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상업적·경제적 조치로,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게 아니다"라고 부연했습니다.
이번 조처에 대해 한국 정부는 주한 멕시코 대사관을 통해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멕시코에 진출한 우리 업계는 산업별 진흥 프로그램(PROSEC)과 '마킬라도라'(무관세로 원자재나 부품을 수입해 생산한 완제품을 외국에 수출하는 시스템) 수출 서비스산업 진흥 프로그램(IMMEX)에 기반한 인센티브 혜택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통관 과정에서의 예기치 않은 불이익 가능성에 주시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은 일방·보호주의적 조치를 시정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내놨으며, 인도의 경우 특혜무역협정 체결을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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