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환승' 티켓을 앞세운 중국 항공사들이 한국의 하늘길을 파고들고 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한국 승객을 태운 뒤 상하이나 베이징, 광저우 등 중국의 허브 공항을 거쳐 유럽과 미주로 보내는 이른바 '환승 덤핑' 전략입니다.
특히 인천발 환승 장사를 주도하는 중국 항공사는 에어차이나와 중국남방항공입니다.
에어차이나는 인천·김포와 베이징을 잇는 노선을 바탕으로 러시아 상공을 통과하는 유럽, 미주 장거리 노선에 특화했습니다.
중국남방항공은 광저우 등 남중국 허브를 환승의 기반으로 삼아 유럽과 동남아시아 연결편을 촘촘히 배치하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이 항공사들의 가격 경쟁력은 압도적입니다.
인천에서 유럽·미주 왕복 항공권이 우리나라 국적사 직항 기준으로는 200만원대 이상인데, 중국 경유편으로는 80만~100만 원대 초반이면 살 수 있습니다.
실제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11월 인천에서 중국 노선으로 한국 국적 항공사가 99만 9천여 명을 수송했는데, 중국 항공사는 114만 7천여 명의 여객을 실어 날랐습니다.
여객 점유율도 올해 중국 쪽이 처음으로 우위를 점했고, 여객 증가율도 19.5%인 국적사 대비 중국 항공사가 28.9%로 훨씬 높습니다.
항공 업계에선 중국 항공사의 인천발 중국 경유 저가 환승 전략이 먹히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항공사는 우리 국적기와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도 러시아 영공을 우회하지 않아도 돼 유럽 노선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또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된 한국인 무비자 입국 조치까지 맞물리면서 단순 환승이 아니라 중국 도시에 며칠 머물다 가는 '스톱오버 관광' 수요도 붙잡았다는 평입니다.
중국 주요 공항도 무료 환승 호텔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서비스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경쟁이 줄어 들어 장거리 노선 운임 인상 우려가 나오는 것도 중국 항공사엔 기회입니다.
중국 항공사들이 이 틈을 노려 초저가 환승을 무기로 시장의 빈틈을 파고들고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취재: 김민정, 영상편집: 최강산, 제작: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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