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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우크라이나, 영토 논의할 준비 안 돼 있다"

푸틴 "우크라이나, 영토 논의할 준비 안 돼 있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아직 영토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분쟁의 시작과 종결에 대한 책임을 모두 우크라이나에 돌렸습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고스티니드보르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 겸 국민과 대화 행사 '올해의 결과'에서 우크라이나가 아직 영토 양보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날 4시간 27분간 이어진 회견의 첫 주제로 우크라이나 문제를 다루며 "지금까지 우리는 그런 준비를 보지 못했다"며 "우크라이나는 기본적으로 평화적 수단으로 분쟁을 종식하는 것을 거부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6월 자신이 제시한 원칙을 기반으로 평화롭게 갈등을 끝낼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철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등을 협상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는데, 여전히 이 조건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뜻을 재확인한 셈입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조건이지만 러시아가 '갈등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요소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현재 미국이 중재하는 협상에서 핵심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그는 전황에 대해 "러시아군이 전체 전선을 따라 전진하고 있고 적은 모든 방향에서 후퇴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현재 러시아군이 점령한 지역을 발판으로 우크라이나의 다른 지역으로 진군할 수 있게 됐다면서 "러시아군은 연말까지 추가적인 성공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분쟁을 끝내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지난 8월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이 타협안을 제시했고, 자신은 그 제안에 사실상 동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타협안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우리에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공은 전적으로, 완전히 우크라이나와 유럽 후원자들의 코트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할 경우 내년 전쟁으로 추가 사망자가 발생한 책임을 질 수 있느냐는 미국 NBC 방송 기자의 질문에 그는 "생명 손실의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우리는 이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2014년 우크라이나 쿠데타 이후 전쟁이 시작됐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또 "러시아는 내년에 어떠한 군사 분쟁 없이 평화롭게 살고 싶다"며 평화적으로 분쟁을 해결하고 협상할 준비가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최근 쿠피안스크 도시 표지판 앞에서 '셀카'를 찍었다는 진행자의 언급에 "나는 모른다. 그를 '팔로우'(follow)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는 배우, 재능 있는 배우다. 조금도 비꼬지 않고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해당 표지판이 쿠피안스크에서 1㎞ 떨어진 곳에 있다며 "왜 문턱 앞에 서 있나? 우크라이나가 쿠피안스크를 통제한다면 안으로 들어오라"라고 조롱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대선을 치를 경우 선거일에는 우크라이나 영토 깊숙한 곳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준비가 됐지만, 선거가 단순히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는 용도로 이용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러시아에 거주하는 500만∼1천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도 선거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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