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
영국 노동당 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해 매기는 지방세인 이른바 '저택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런던 부촌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30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예산안에는 2028년 4월부터 200만 파운드(약 38억9천만원) 이상 가치가 있는 잉글랜드 부동산에 대해 추가 지방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포함됐습니다.
기존 지방세에 더해지는 세금은 4개 구간별로 나뉘는데 2026년 기준으로 가장 낮은 200만∼250만 파운드(38억 9천만∼48억 6천만 원) 부동산엔 연간 2천500 파운드(490만 원), 가장 높은 500만 파운드(97억 3천만 원) 이상엔 연간 7천500 파운드(1천460만 원)다.
이같은 추가 세금은 기존 지방세와 마찬가지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에 맞춰 매년 올라가게 됩니다.
브래드쇼 아드바이저리에 따르면 200만 파운드 이상 주택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런던 시내 한복판 금융·정치 중심지인 시티 오브 런던·웨스트민스터(29%)와 전통적인 부촌인 런던 켄싱턴·베이워터(27%), 런던 첼시·풀럼 지역(16%)이 세금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키어 스타머 총리의 지역구 런던 홀본·세인트판크라스는 이 비율이 5번째로 높은 10%다.
이 비율이 가장 높은 10곳 가운데 9곳이 집권 노동당 의원의 지역구다.
그중 하나인 런던 리치먼드에선 원룸 아파트만 30만파운드(5억 8천만 원)이고 단독주택은 대부분 200만 파운드가 넘는다.
200만 파운드짜리 집 주인인 닉 밀러 씨는 "(저택세는)웃긴 일"이라며 "우리집은 1930년대에 지어졌고 저택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집을 오랫동안 소유하고 거주하면서 물가 상승과 함께 꾸준히 집값이 오른 고령층 사이에서 불만이 큽니다.
켄싱턴에서 수십 년째 방 2개짜리 집에 사는 은퇴한 변호사 필리파(77) 씨는 서류상으론 '부자'가 맞지만 연간 생활비는 한정돼 있습니다.
그는 "추가 세금이 부과되면 낼 수야 있겠지만 부담은 아주 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텔레그래프는 이에 대해 이미 발표된 사립학교 학비에 대한 20% 부가가치세(VAT) 도입, 자본소득세와 배당소득세 증세 등에 더해 또 하나의 부자 증세이며 런던 등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보수당의 필립 해먼드 전 재무장관은 노동당과 레이철 리브스 현 재무장관이 "똑같은 사람들을 또 때리려고 한다"며 "남동부에 집중적으로 세금을 부과해 그 혜택은 전국에 나눠주려는 정책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자 헨리 프라이어는 "업계에선 정치인들이 이걸로 끝을 낼 것이라고 아무도 믿지 않는다"며 추가 증세 가능성을 경계했습니다.
큰 반발에 비해 세수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고가 주택에 대한 추가 지방세 세수는 다음 총선이 예정된 2029∼2030회계연도까지 4억 파운드(7천800억 원)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매매가가 200만, 250만, 350만, 500만 등 각 과세 구간 기준선 바로 아래로 조정되고 시장이 둔화하면서 인지세 등 다른 연관 세수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예산책임청(OBR)의 보고서에도 2028년 새 과세 제도 시행 전 3년간 관련 부동산 세수가 3억 3천500만 파운드(6천500억 원) 줄어들 수 있다는 예상이 담겼습니다.
다른 한편에선 저택세 부과에 긍정적인 평가도 있습니다.
필립 인먼 가디언 선임 경제위원은 29일 칼럼에서 부동산 가치 평가를 비롯한 세제가 수십 년 묵어 개편이 필요했는데도 노동당, 보수당을 가리지 않고 전임 정부들이 표심을 이유로 개혁에 나서지 못했다면서 이번 조치를 "작지만 용감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자리를 잡으면 이 같은 프레임워크는 미래에도 적용될 수 있다"며 향후 추가 개편 가능성까지 높이 샀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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