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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3분기 실질 소득 '플러스' 전환…'정부 지원' 영향

<앵커>

금요일 친절한 경제 한지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3분기 실질 소득이 좀 늘었다는 통계가 나왔네요.

<기자>

일단 숫자만 보면 3분기 실질 소득이 플러스로 전환된 건 맞습니다.

하지만 '경기 회복' 때문이 아니라 민생 쿠폰 같은 정부 지원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를 보면요.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43만 9천 원으로 작년보다 3.5% 늘었고, 물가 상승을 뺀 실질소득 증가율은 1.5%로 집계됐습니다.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조금 다릅니다.

먼저 근로소득은 0.8% 줄면서 2분기 마이너스 0.5%보다 감소 폭이 더 커졌습니다.

임금 자체는 올랐지만, 사업체 임금 상승률이 임금근로자 수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결국 총액이 줄어든 걸로 분석됐습니다.

사업소득도 1.7% 감소했는데요.

지난 2분기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1%대 감소인데, 여전히 자영업 경기가 탄탄하게 회복되지 못한 흐름입니다.

재산소득은 13분기 만에 감소로 돌아섰습니다.

세부적으로 배당소득이 증가했지만, 이자소득이 줄어들면서 전체 재산소득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근로, 사업, 재산소득이 모두 줄었는데도 전체 소득이 플러스로 돌아선 데는 공적 이전소득이 무려 37.7%나 급증했기 때문인데요.

공적 이전소득은 쉽게 말하면 내가 일해서 버는 돈이 아니라 정부나 지자체가 국민에게 지원으로 지급하는 소득으로, '민생쿠폰 추경' 효과가 주효했습니다.

또 하나, 올해 추석이 4분기로 넘어가면서 가족이나 지인에게 받는 '사적 이전소득'은 30% 이상 줄어들었는데, 그럼에도 공적 이전소득 증가 폭이 워낙 커서 전체 소득 증가를 만들었습니다.

즉, 3분기 실질소득 증가는 구조적인 경제 회복이라기보다는 정책성 소득 증가의 영향이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소득분배 지표가 개선이 됐다. 이것도 정부가 소비쿠폰 같은 걸 나눠준 영향이라고 봐야 될까요?

<기자>

소득 하위층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늘면서 소득분배 지표가 개선됐습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31만 3천 원으로 작년보다 11% 증가했습니다.

여기에는 근로소득이 7.3%, 이전소득이 15.3% 늘어난 영향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반면, 상위 20% 가구인 5분위에서는 월평균 1천158만 4천 원으로 1년 전보다 0.4% 증가에 그쳤습니다.

상대적으로 증가 폭이 작았던 거죠.

그 외에 2분위는 7.1%, 3분위는 5.8%, 4분위는 4.4%의 소득 증가율을 각각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5분위 배율, 즉 상위 20% 소득이 하위 20% 소득의 몇 배인지를 좀 보면요.

3분기에 5.07배로 나타났는데요.

작년 3분기 5.69배보다 0.62배 낮아지면서 2020년 2분기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개선된 모습입니다.

<앵커>

그런데 소득도 늘고 분배도 좋아졌는데 정작 정책 목표였던 소비로 이어지지는 않았네요?

<기자>

소비쿠폰이 집중적으로 지급됐던 3분기에도 정작 국민들의 지갑은 열리지 않았는데요.

3분기 실질 소비지출은 0.7% 떨어졌습니다.

명목 소비지출은 294만 4천 원으로 1.3% 늘었지만, 물가 상승을 반영하면 실제 소비는 마이너스로 돌아선 겁니다.

가장 큰 이유는 추석이 작년과 달리 10월로 밀리면서 식료품·여행 지출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실질 소비지출은 올해 들어 1분기, 2분기에 이어 3개 분기째 줄었는데요.

2019년 이후 최장기간 줄어들었습니다.

품목별로 보면,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이 1.2% 감소했고, 오락·문화 지출은 6.1%, 서적 10.2%, 단체·국외 여행비가 14.1%나 줄었습니다.

그리고 소비를 억누른 또 다른 요인은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입니다.

3분기 가계의 이자 비용이 1년 전보다 14.3% 급증하면서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이 역시 지출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분위별로는 저소득층에서 그나마 소비지출 증가율이 높았습니다.

하위 20% 소비지출은 6.9% 증가한 반면, 상위 20%는 오히려 1.4% 줄었습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2.2% 늘었는데요.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소득이 늘어난 가운데 지출 증가가 그에 못 미치면서 흑자액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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