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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우물 만든다더니…하마스에 '테러 자금'

<앵커>

국내에서 성금을 모집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극단주의 테러단체 등에 자금을 지원한 우즈베키스탄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아프리카에 우물을 만들겠다고 사람들을 속여 무려 9억 5천만 원 넘는 돈을 모았는데 국내에서 밝혀진 테러 자금 모금 규모로는 사상 최대입니다.

김진우 기자입니다.

<기자>

경찰에 체포된 이 외국인 남성은 지난 2018년 유학생 신분으로 국내에 들어온 29살 우즈베키스탄인 A 씨입니다.

2023년 3월부터 난민 신청 자격으로 머물던 A 씨는 풋살장과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선 활동에 열중했습니다.

아프리카에 우물을 만드는 자선 단체들에 기부해 달라는 내용의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고, 축구선수 경력을 살려 자선 축구대회도 열었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A 씨가 홍보한 자선단체들은 테러 조직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만든 '가짜 단체'들로 드러났습니다.

A 씨는 지난 2022년 2월부터 가짜 자선 단체들을 앞세워 주로 중앙아시아 국적의 사람들을 상대로 9억 5천여만 원의 기부금을 모았고, 이를 암호화폐로 바꾼 뒤 2천7백만 원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넘긴 걸로 파악됐습니다.

나머지 기부금 중 대부분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에 전달한 걸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이영노/경기남부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장 : 테러 단체와 관련된 모금 액수로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금액 중 최대이며, 테러 단체에 지원한 금액 역시 최대입니다.]

앞서 A 씨는 지난 2022년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에 자금을 지원한 혐의로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여권을 무효화하자 11차례나 난민 신청을 반복하며 국내에 머물렀던 걸로 나타났습니다.

[이상범/경기남부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 팀장 : 피의자는 극단적인, 이슬람 극단주의 사상을 갖고 있고요. 지하드(성전)를 하자는 선동을 통해 홍보했던 걸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A 씨를 구속 송치한 경찰은 국정원, 미국 FBI와 공조해 공범 여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나영, 화면제공 : 경기남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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