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역대 최대 규모의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가 열렸습니다. 연봉 많고 복지 혜택도 좋아서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는 가장 들어가고 싶은 직장이기도 하죠. 그런데 이 채용 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습니다.
노동규 기자가 청년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정장 차림 청년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입니다.
여행 가방을 끌고 아침부터 상경한 이들도 많습니다.
[장예지 : 저는 충청권에서 왔습니다.]
[김소형 : 사는 곳은 거제예요. (거제에서 올라오신 거예요?) 네.]
상업계 고등학생과 휴가 나온 군인들까지 가세했습니다.
가장 붐빈 곳은 은행 부스였습니다.
'우수 면접자'로 뽑히면 앞으로 있을 공개 채용 때 서류 전형을 면제해 주기 때문입니다.
면접 참가자들은 자기 차례를 기다리며 준비한 자기소개를 되뇌고, 가져온 자료를 반복해서 읽으며 마음을 진정시켰습니다.
[임예지 : 이야기하면서 좀 풀어야 할 거 같아요. (왜 이렇게 긴장하셨어요?) 너무 간절하니까 긴장이 되는 거 같아요.]
주어진 5분 남짓한 시간 동안 어떻게든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려 애쓰고,
[신한은행 구직자 : 고객의 기쁨과 성장을 위해 든든한 동반자가 되고 싶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결과를 간절히 희망했습니다.
[남시은 : (잘하신 거 같으세요?) 면접관님이 웃으면서 말씀해 주셔서…. '우수 구직자'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손쉬운 가계 대출로 이자놀이를 한다는 비판 속에, 국내 은행들은 올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이상 증가한 14조 9천억 원의 순이익을 냈습니다.
급증한 이익을 바탕으로 직원 급여도 껑충 올라 4대 시중은행 상반기 평균 급여는 6천350만 원에 달했습니다.
삼성전자나 카카오 등 주요 대기업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과 점포 통폐합을 이유로 지난해 공채 규모를 약 20% 줄이는 등 은행 취업 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습니다.
구직자들은 간절하고 조급합니다.
[윤지훈 : 많이 줄고 있다고 해서 저도 어떻게든 좀 빨리 들어가야 할 거 같아서, 왜냐면 더 문이 좁아질 거 같아서요. 원래 상하반기 둘 다 뽑던 게 하반기만 뽑기도 하고….]
5대 시중은행 가운데 하반기 채용 공고를 낸 곳은 아직 우리은행뿐입니다.
금융회사, 특히 은행들이 좋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에도 진심이길 청년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김윤성, 디자인 : 강경림, VJ : 정한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