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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미국이 '한국 배'에 꽂힌 이유는?

<앵커>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간 상호관세 15%를 공식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지난 7일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발효됐죠. 한미 협상의 주요 키가 된 '마스가 프로젝트'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기자>

[트럼프/미국 대통령 : 어메리카 그레잇 어겐(America Great Again!)]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MAGA(마가)에 조선업을 뜻하는 쉽빌딩을 넣은 마스가 프로젝트, 이는 우리 정부가 미국에 제안한 수십조 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입니다.

벼랑 위에 선 한국 정부가 미국을 설득할 비장의 카드였죠.

마스가 프로젝트는 한국 민간 조선사들이 대규모 현지 투자와 이를 뒷받침할 대출 등 금융 지원을 포괄하는 패키지로 구성됐는데요.

전문가들은 이 마스가 프로젝트가 자국 조선 산업의 재건을 원하는 미국의 니즈에 정확히 들어맞는 걸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의문점, 미국은 왜 배를 못 만드는 걸까.

그 시작은 1940년대로 올라갑니다.

사실 미국이 처음부터 조선업에 약했던 것은 아닙니다.

1940년대 미국은 리버티선이라 불리는 수송선을 2천 710선이나 만들었으니 상당히 잘 나가는 편이었죠.

그런데 어쩐지 전쟁 이후 미국 조선업은 급속도로 악화됩니다.

근로자 임금과 철강 가격 모두 유럽보다 높았던 탓에 선박 가격도 훨씬 비쌌던 거죠.

그럼 가격을 낮추면 되지 않을까..진짜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미국 조선소들이 배를 싸게 만들 생각이 없었다는 것, 바로 1920년 제정된 존스법 때문입니다.

정식명칭으로는 상선법인 이 법은 미국 무역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해운 법률인데요.

존스법의 핵심 조항은 3가지.

미국에서 운항되는 배는 미국에서 건조돼야 하고 미국인이 소유해야 하고 선원의 75% 이상이 미국인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당시에는 전쟁 상황에서 배와 선원을 즉각 동원하기 위해 미국 조선업을 잘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로 만들어진 법인데 해운업자는 어쩔 수 없이 배를 타야하니 비싸도 살 수밖에 없고 미국 조선업계는 외국 업체와 수주 경쟁을 할 필요가 없으니 마음 놓고 가격을 올리게 된 겁니다.

이 존스법이 약 100년 가까이 적용되면서 애꿎은 미국산 배 가격만 자꾸 오르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됐죠.

그와 동시에 미국 조선업의 제조 역량도 후퇴합니다.

잘 만들 필요가 없었으니까요.

[우종훈 교수/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 그러니까 어느정도냐면 필리야드 있잖아요. 거기에서 건조하는 선박이 약 3500 TEU 컨데이너선 근데 그 컨테이너선 한 척이 미국 시장 내에서의 가격이 3억 불이 넘어가요. 3억 불이라고 하면 지금 우리나라 초대형 LNG 운반선 가격입니다. 근데 그 선가를 받고도 필리 조선소는 벌써 수년째 순이익을 못 내고 있어요.]

이러니 당연히 수십년 동안 미국산 대형 선박의 해외 수출은 0건.

2023년 기준 미국 선박 건조량은 전 세계 선박 건조량의 0.1% 수준이 되었죠.

그렇게 미국 조선업이 내리막길을 걷는 동안 중국은 우리나라와 수주량 1위를 다툴만큼 성장하게 됩니다.

바로 여기서 미국이 조선업에 대한 결정적인 위기를 느끼게 되죠.

[우종훈 교수/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 특히 상선 분야뿐만 아니라 함정도 미국이 아직은 세계 최고의 해군 경쟁력을 보유는 하고 있지만 2010년 중반에 동중국해에서 중국 함정들이 전개하는 걸 보고 이대로 가면 중국에 밀릴 수 있겠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심각하다고 생각하는거죠.]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협상으로 우리나라 조선업이 최대 수혜 산업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합니다.

이번 마스가 프로젝트를 통해 미 해군 유지보수 사업에 참여할 기회도 늘어나고 무인 선박 기술도 개발하면서 매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죠.

[우종훈 교수/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 한미 관계는 정부에서 전략적으로 잘 대응 하되 우리나라의 미래 조선 산업의 그런 지속 가능성을 봤을 때 생산 기지라든가 파트너를 다각화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예를 들어서 트럼프 정부가 바뀌고 또는 중국과 미국 간의 어떤 그런 대결 구도가 또 모르잖아요. 굉장히 유동적인 거잖아요. 물류적으로도 가깝고 또 인건비도 좀 저렴하고 조선 산업에 좀 더 적합한 국가들 동남아 국가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도에서도 계속 우리나라 조선 협력 헬프를 외치고 있고 인도네시아도 있고요. 좀더 (다양한) 산업 전략쪽으로 신경 써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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