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는 대학교 수강 신청하듯 학생이 진로에 따라 교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하는 제도입니다.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따른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고,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올 3월, 고등학교 1학년을 상대로 도입됐습니다.
그러나 도입 직후부터 교사들을 중심으로 학교 현장을 '극심한 혼란'으로 몰아넣었단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이보미/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 고교학점제의 핵심은 다양한 선택 과목 개설입니다. 하지만, 교육부는 교원 증원 없이 제도 시행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교원 4천여 명이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고교학점제 도입 후 교사 10명 중 8명은 2과목 이상을 맡고 있고, 4과목 이상을 담당한단 교원도 200명이 넘었습니다.
이렇게 담당 과목이 늘면, 깊이 있는 수업 준비가 어렵고,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해야 할 과목별 세부 능력과 특기 사항이 많아 부담이 크다는 게 교사들의 주된 입장입니다.
[강주호/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 교사를 소설가로 만드는 과도한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부담을 즉각적이고 전폭적으로 완화해야 합니다. 학생부 기록 부담은 교사들을 질식시키고 있습니다.]
학습 결손의 책임을 교사에게 넘기는 최소 성취 수준 보장 제도나 담임교사의 역할이 축소되는 출결 확인 방식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 꼽혔습니다.
[박영환/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 담임교사는 매일 수많은 교과 교사에게 연락해서 출결 상황을 확인하고 수정 요청해야 하는 등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교원단체들은 교과 담당 교원 수를 늘리고 학생부 기록 부담은 줄여야 한다며, 고교학점제 전담 조직을 구축해 현장과 소통하라고 교육 당국에 요구했습니다.
(취재 : 이혜미,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김종태,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