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지락 칼국수 먹기 힘들어지나"…수온 상승에 사라진 바지락

<앵커>

칼국수 위를 수북하게 덮던 바지락을 요즘은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한때는 긁어 담기만 하면 됐지만, 지금은 하나하나 손으로 캐야 할 만큼 갯벌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는데요. 바다 수온 상승으로 바지락 집단 폐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장을 김상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물이 빠지는 시각, 경운기를 타고 어민들이 줄지어 갯벌로 들어섭니다.

허리를 굽혀 진흙을 뒤적이지만, 바지락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바지락 채취 어민 : 많지 않아요. 없어요. 가끔 나와요. 이게 잔잔한 거가 많아서 그렇지. 이렇게 잔잔하잖아.]

크기도 잘고, 수확량도 형편없습니다.

예전엔 긁기만 해도 바지락이 쏟아졌지만, 지금은 예전의 20%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주기명/충남 태안군 법산리 어촌계장 : 바지락을 지금처럼 하나하나 이렇게 캐는 게 아니라 그냥 긁어 담았어요. 예전에는 호당 100kg까지 잡았는데 지금은 20kg 잡기도 어렵습니다.]

원인은 바닷물 온도 상승입니다.

바지락이 잘 자라는 수온은 20도 안팎이지만, 지난해 여름 서해는 최고 34도까지 올랐고, 고수온 특보는 두 달 넘게 이어졌습니다.

충남 지역 양식장 62%에서 집단 폐사가 발생했고, 바지락의 씨도 말라 자연번식은 거의 끊겼습니다.

이 같은 바지락폐사 현상은 올 한 해로 끝나지 않다는데, 더욱 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올해도 수온은 평년보다 1도 이상 높을 것으로 전망됐고, 이미 서해 천수만에는 고수온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장문수/서산수협 조합장 : 종패가 여기서 자연 발생을 했었는데 이상기온 때문에 여기서 종패가 서식을 못해요. 못하니까 다른 데에서 가져다가 여기서 살포해서 키워야 하는데, 그것도 1년 걸립니다.]

바지락은 사라지고, 어민들의 생계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종패 확보 등 정부의 조속한 대응이 어민들에겐 절실합니다.

(영상취재 : 김경한 TJB, 디자인 : 송민선 TJB)

TJB 김상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