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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장관, '트럼프 수행' 미 상무 동선 따라다니며 막판 협상 총력

산업장관, '트럼프 수행' 미 상무 동선 따라다니며 막판 협상 총력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상호관세 부과 시점으로 예고한 내달 1일(현지시간)을 앞두고, 정부가 그 이전에 한미간 무역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영국 스코틀랜드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중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 미국 측 인사들과 다각적인 접촉을 모색한 것으로 28일(현지시간) 확인됐습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이 저녁 식사 후 나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비행기를 타고 왔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지난 24∼25일 러트닉 장관을 만나 2차례 협상을 했습니다.

24일에는 워싱턴DC에서 만났고, 25일에는 그의 뉴욕 자택까지 찾아가 협상을 이어갔습니다.

이후 이들은 러트닉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하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떠난다는 것을 파악한 뒤 급박하게 스코틀랜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관세 부과 유예 시한이 코앞에 닥친 만큼 협상 불씨를 계속 살려 나가기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러트닉 장관이 한국 관리들의 스코틀랜드 행을 확인한 만큼 현지에서 추가 접촉이 이뤄졌는지 여부가 주목됩니다.

러트닉 장관이 언급한 '저녁 식사 후'라는 시점은 26일이나 27일 둘 중 하나일 것으로 보입니다.

러트닉 장관은 27일 트럼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스코틀랜드 턴베리의 트럼프 대통령 소유 골프장에서 미-EU 정상회담을 가진 뒤 무역합의를 발표하는 자리에 참석했습니다.

하지만, 러트닉 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미영 정상회담에는 배석하지 않았습니다.

이날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미중 3차 고위급 무역회담이 시작되는 날이었지만, 미국 측 대표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나섰고 러트닉 장관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백악관 공동기자단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이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애버딘으로 이동하는 대통령 전용기 탑승객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폭스 인터뷰에서 "방금 스코틀랜드에서 돌아왔다"고 밝혔습니다.

이로 미뤄 김 장관과 여 본부장도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르면 이날 스코틀랜드에서 다시 워싱턴DC로 이동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한미 무역협상에서 미국 측 핵심 인사 중 한 명인 러트닉 장관의 동선을 따라다니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이 스코틀랜드에서 러트닉 장관과 그리어 대표를 만나 추가 협상이 이뤄졌다면 얼마나 이견을 좁혔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오는 8월 1일 이전에 한미 무역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하루 전인 오는 31일 각각 베선트 재무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카운터파트를 만나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힘을 보탤 예정입니다.

이와 별개로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관세 부과 유예 시한이 끝나기 전까지 러트닉 장관과 그리어 USTR 대표를 최대한 많이 만나 양측 간 이견을 절충하는 협상을 이어갈 방침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미국과의 무역협상 환경은 한국에 우호적이지 않아 보입니다.

한국보다 대미 무역 규모가 큰 일본·EU가 잇따라 미국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자국의 시장을 개방하면서 기존(일본 25%, EU 30%)보다 낮은 15%의 관세율로 협상을 타결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본과 EU가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에 대해서도 15% 관세를 일괄 적용받기로 한 점은 한국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미국에 5천500억 달러, EU가 6천억 달러라는 대규모의 투자를 약속하고 에너지·무기 등 미국산 제품을 대량 구매하기로 한 점도 한국 협상단에 압박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러트닉 장관이 한국에 4천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요구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온 가운데 한국 정부는 '1천억 달러+α(알파)' 규모의 대미 투자를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측의 대미 투자 규모 차이가 최대 3천억 달러에 달하는 것입니다.

다만, 한국은 미국과의 조선 협력을 주요 지렛대로 삼아 협상에 임한다는 방침이어서 효과를 발휘할지 주목됩니다.

앞서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과의 지난 25일 뉴욕 자택 협상에서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의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라고 이름 붙인 수십조 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해 긍정적 반응을 끌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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