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16일부터 닷새 동안 이어진 극한 호우로 전국 곳곳에 많은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그런데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설치한 배수펌프가 정작 이번 폭우에 제때 작동하지 않은 곳들도 있었는데요.
어떤 점이 문제였는지 KNN 이태훈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지난 19일 경남 진주시 사봉면.
하천은 물론 바로 옆 논에도 순식간에 물이 차오릅니다.
같은 시각, 이 하천의 물을 강으로 빼내야 할 배수 펌프장에도 물이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급기야 관리인이 물이 차오르는 펌프장 가동을 중단시키고 대피합니다.
결국 인근 농지는 침수됐고 농민들은 펌프장 가동을 중단시켜 농경지 침수가 잇따랐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허석구/경남 진주시 : 차가 물이 잠겨서 그 정도 됐어요. 물이 태풍 매미 때도 이 정도로 안 들어왔어요.]
침수 당시 펌프장에도 1미터가량 물이 차올랐습니다.
이 펌프장의 경우 전기모터가 바닥에 노출되어 있는 횡축펌프 구조인데 정작 침수가 되면 작동이 어렵습니다.
농어촌공사는 고압 전류가 흐르고 감전사고 위험이 있어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김태욱/한국농어촌공사 진주·산청지사 수자원 관리부장 : 감전 위험이 있고 파급 효과로 일대 정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인근 배수장에 영향까지 미칠 수 있었기 때문에…]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경남 지역 배수펌프장은 모두 360여 곳.
이 가운데 침수에 취약한 횡축펌프를 쓰는 곳은 70여 곳에 이릅니다.
전기모터가 노출되어 있지 않아 물에 잠겨도 작동 가능한 수중펌프로 바꾸려 해도 예산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이번 폭우를 계기로 경남 지역 펌프 용량 확대는 물론, 최소한 수중펌프로의 시설 개선이라도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욱 KNN, 화면제공 : 한국농어촌공사)
KNN 이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