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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해양 오염' 싱가포르 화물선에 1조 4천억 원 배상 명령

스리랑카, '해양 오염' 싱가포르 화물선에 1조 4천억 원 배상 명령
▲ X-프레스 펄 호 사고 후 수거한 플라스틱 잔해

스리랑카 대법원이 4년 전 자국 근해에서 불이 나 침몰하면서 역대 최악의 해양오염을 야기한 싱가포르 화물선주에게 10억 달러, 약 1조 4천억 원의 배상금을 피해국 스리랑카 정부에 지불하라고 명령했습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오늘(25일) 스리랑카 대법원이 환경 및 어민 단체 등이 화물선 MV X-프레스 펄 호 측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과 관련해 열린 재판에서 이같이 명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소속 화물선 선주와 싱가포르 에이전트인 '시 컨소시엄 랑카' 등은 향후 1년 내로 배상을 완료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2021년 6월 수도 콜롬보 부근에서 화학물질을 적재한 해당 화물선이 화재 후 가라앉으면서 스리랑카 해양에 전례 없는 재앙이 야기됐다면서 이 때문에 어민 생계를 비롯한 스리랑카 경제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당시 재앙으로 바다거북 417마리, 돌고래 48마리, 고래 8마리를 비롯해 수많은 어류가 죽어 해변으로 떠밀려왔다면서 플라스틱 봉지 제조에 쓰이는 플라스틱 알갱이 수톤을 비롯한 화물선 잔해가 심각한 해양오염을 초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번 해양환경 재앙이 세계 최대 플라스틱 유출 사고에 해당하기도 한다"면서 이 재앙은 앞으로도 스리랑카 해양환경을 계속 파괴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대법원 명령과 관련해 선주나 에이전트 측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고 AP는 전했습니다.

X-프레스 펄 호는 사고 당시 화학물질 컨테이너 81개를 적재한 상태였고 화재는 약 2주간 지속됐습니다.

사고 직후 선주 측은 스리랑카 측에 사과한 뒤 오염 처리 및 어민 생계를 위해 785만 달러, 약 107억 8천만 원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스리랑카 당국은 사고 선박 선원들이 화재 발생 9일 전에 질산 유출 사실을 파악한 점 등으로 미뤄 선주 측이 질산 유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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