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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구분 모호' 의원-보좌진…강선우 논란 계기 관계 재정립 목소리

'공사 구분 모호' 의원-보좌진…강선우 논란 계기 관계 재정립 목소리
▲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보좌진 갑질' 의혹이 제기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절차를 계기로 정치권에서는 국회의원과 보좌진 간의 관계를 두고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강 후보자 임명 기류가 강하지만 이번 논란을 되돌아보면서 그간 공사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던 의원과 보좌진 사이의 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둘의 관계를 칼로 무 자르듯 재단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민을 더하는 대목입니다.

그간 '동지'로 여겨온 보좌진과 일정한 거리를 두게 됐다는 속내를 드러내는 의원들도 적지 않습니다.

보좌진들은 객관적인 업무 평가 없이 의원의 말 한마디에 해고와 고용이 좌우되는 현실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오늘(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 후보자가 속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그의 여가부 장관 임명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약자 보호를 주 업무로 하는 부처 수장으로서 부적격이란 지적에도 인사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 방침을 고수한다면 여러 정치적 고려가 있지 않겠느냐는 인식이 여권 내에선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른바 갑질 논란이 추후 정부·여당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도 정치권은 함께 주시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인사로 인한) 지지율 하락 문제는 여당과 대통령실이 감당해야 할 일"이라며 "다만 갑질 제보와 반대되는 증언도 있었는데 그 부분은 여론에서 부각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당내에서는 국회의원으로서 보좌진을 대하는 태도와 처신을 돌아보게 됐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특히 의원 보좌진은 사실상 '예비 정치인'으로, 의원과 공적·사적 경계가 모호한 '동지적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의원의 개인적인 일까지 도맡아 처리하는 사례도 있었는데, 이번 사태를 통해 그런 관행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드러났다는 것입니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오늘 라디오 인터뷰에서 "보좌진과 의원은 직장이라는 개념보다는 동지적 관점, 식구 같은 개념이 있다"며 "서로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면 이게 갑질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보좌진 중에서도 그런 일을 하면서도 불만 없이 잘 해내는 경우도 있고, 불만을 가진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너무 가까운 사이이다 보니 의원들도 착각하고 가끔 사적 심부름을 아무 거리낌 없이 시키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저도 앞으로 어디까지가 공적이고 사적인 일인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이번 논란을 둘러싸고 민주당보좌진협의회(민보협) 역대 회장단 등에서 공개적으로 비판 목소리를 제기한 데 대한 불편한 시각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민주당이 네 번의 집권을 거듭하며 성장해온 이면엔 의원과 보좌진의 끈끈한 동지애가 한몫 해왔는데, 시대와 세대가 변하면서 동지적 관계가 퇴색했다는 것입니다.

강 후보자의 여가부 장관 임명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당 차원에서 보좌진의 근무 문화와 환경, 처우 등에 관한 개선 의지를 밝힐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문 수석부대표는 당내 보좌진들의 반발 여론과 관련, "당연히 부담되기 때문에 앞으로 의원들이 보좌진과 어떻게 관계를 가져가야 하는지에 대해 매뉴얼은 아니더라도 제안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보좌진 사이에선 불안정한 고용 구조를 개선하는 일부터 손을 봐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민보협 회원인 민주당의 한 보좌관은 통화에서 "의원이 전혀 모르는 사람을 쓸 수는 없겠지만, 내보낼 때도 객관적인 평가가 없이 고용 안정성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보좌진 월급은 국회 사무처에서 나오는데 선발이나 퇴직에 대해서는 (사무처가) 거의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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