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고스트건' 한국도 자유롭지 않다…해외직구·3D프린터 허점

'고스트건' 한국도 자유롭지 않다…해외직구·3D프린터 허점
▲ 21일 인천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가족을 숨지게 한 피의자의 주거지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인천 송도에서 사제 총기를 이용한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한국도 총기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총격을 일으킨 60대 남성이 유튜브를 보고 총기 제작법을 익혔다고 진술한 가운데, 진짜 총기에 가까운 '고스트건'의 위협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고스트건은 개인이 인터넷에서 부품을 사들이는 등의 방식으로 제작한 총기를 말합니다.

개인이 몰래 만들기에 국가 차원의 관리나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지난해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브라이언 톰슨 최고경영자 총격 살해사건, 2019년 로스앤젤레스 인근 소거스 고교 총격 사건 등에 이 고스트건이 활용됐습니다.

국내에서는 2021년 해외 쇼핑몰에서 구매한 총기 부품을 직접 조립해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습니다.

자동차 부품이나 캠핑용품으로 속여 들여온 부품으로 만들어진 총기들의 위력은 실제 총기 못지않았다고 합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해외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총기류와 사제총기 제작용 물품 반입 실태를 점검한 결과, 관세법·총포화약법상 수입이 금지된 총기와 함께 사제 총기 제작에 쓰일 수 있는 다양한 물품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현재도 온라인에서는 간단한 검색으로 총기 부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가령, 쇼핑몰들에선 사제총기의 탄환으로 쓰일 수 있는 쇠구슬을 누구나 제재 없이 구매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 등에는 다양한 사제 총기 제조법과 작동 원리 등을 소개한 영상이 올라와 있기도 합니다.

이를 토대로 총기 부품을 3D프린터로 만들어 고스트건을 제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경찰은 방송심의위원회에 총기 제작 영상 차단·삭제 요청을 하는 한편 매년 5·10월 불법 무기류 집중 단속을 벌이지만,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불법 무기 집중 단속으로 적발한 사제 총기는 한 건도 없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완제품을 해외쇼핑몰에서 사들이면 단속이 가능하겠지만, 개별 부품 조달을 단속하는 것은 솔직히 쉽지 않다"며 "총기 제작 관련 영상도 해외에서 올리는 경우 차단 조치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총기 제작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제품들에 대해서는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고스트건은 완전히 사각지대에 놓였다고 해도 무방하다"며 "총기류 제조에 쓰일 약간의 위험성이라도 있다면 구매 내역을 추적하도록 기록에 남기는 등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