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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겨울, 녹는점 도달…북극해 스발바르 제도가 녹고 있다"

"북극 겨울, 녹는점 도달…북극해 스발바르 제도가 녹고 있다"
▲ 2월에도 눈과 얼음 녹은 물이 고여 있는 스발바르

"(북극해) 스발바르의 겨울철 온난화가 녹는점에 도달하고 있다. 지난 2월 이례적으로 높은 기온과 강우량으로 눈이 광범위하게 녹고 녹은 물이 곳곳에 웅덩이를 형성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영국 런던 퀸메리대 제임스 브래들리 교수팀은 22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논평에서 지구에서 온난화가 가장 빠른 곳 중 하나로 꼽히는 북극에서 겨울철에 이상 고온으로 눈이 녹고 식물이 싹을 틔우는 등 극적이고 우려스러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브래들리 교수는 "빙하 끝자락의 물웅덩이나 맨땅의 초록빛 툰드라 위에 서 있는 것은 충격적이고 비현실적이었다"며 "풍경을 덮고 있던 두꺼운 눈은 며칠 만에 사라졌고 챙겨온 (겨울)장비는 다른 기후에서 가져온 유물처럼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스발바르는 '항상 얼어 있는 북극 겨울'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으나 이제는 온난화가 세계 평균보다 6~7배 빠르게 진행되고, 겨울 기온 상승은 연평균 상승률의 거의 두 배에 달해 기후변화 최전선에 놓여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지난 2월 스발바르 뉘올레순에서 2주 동안 진행한 현장 연구에서 확인한 스발바르의 겨울을 생생하게 묘사했습니다.

이전에는 혹한에 대비해 보온복, 두꺼운 장갑, 패딩 등을 갖추고 현장에 나갔으나 이번에는 빙하 위에서 맨손으로 비를 맞으며 작업해야 했다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공동 저자인 라우라 몰레라르 몬카요 연구원(박사과정)은 "이번 야외조사 목적은 갓 내린 신선한 눈을 연구하는 것이었지만 2주간 대부분 비가 내렸고 신선한 눈은 단 한 번 채취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직접적 경험은 지구 평균보다 북극 지역이 훨씬 빠르게 기온이 상승하는 북극 증폭(Arctic amplification) 예측을 뒷받침할 뿐 아니라, 변화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명확히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한겨울에 눈이 내리지 않고 기온이 섭씨 0℃라는 해빙 임계점을 넘는 것은 물리적 환경, 지역 생태계의 역학, 북극 겨울철 과학 연구 방식 전반에 걸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겨울철의 급격한 변화는 북극 생태계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겨울철 온난화는 미생물의 탄소 순환부터 북극 생물들의 생존까지 다양한 과정을 교란할 수 있고, 이런 현상은 영구동토층 해빙, 미생물에 의한 탄소 분해, 북극 전역의 온실가스 방출을 가속하는 순환 고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 눈과 얼음이 녹은 물이 얼어 있는 지면 위에 고이는 현상은 일시적으로 광대한 호수를 형성, 넓은 지역을 덮은 눈을 사라지게 해 지면을 노출시킴으로써 식물 확산 등 생물학적 활동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논평에서 북극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계절인 겨울에 대한 데이터와 이해가 심각하게 부족하다며 겨울철 북극 모니터링에 대한 투자를 시급히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브래들리 교수는 "기후정책은 북극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그 변화의 중심에 겨울이 있다는 현실을 따라잡아야 한다"며 향후 정책 결정은 사후 대응에서 예측 중심으로 전환하고 겨울을 위험이 집중되는 핵심 계절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Nature Communications/James A. Bradley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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