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덥다 못해 뜨거운 날씨가 오늘(10일)도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나흘째 폭염경보가 내려진 서울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무더위가 이어졌는데요. 이런 날씨는 모두를 힘들게 하지만, 특히 우리 사회 취약계층들에게는 더 버겁습니다.
동은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오늘 낮 서울역. 수박화채 배식 테이블 뒤로 노숙인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따가운 뙤약볕을 피할 그늘도 없는데, 지열을 측정하니 40도를 넘어섰습니다.
[서울역 노숙인 : 너무 뜨거워서 머리가 아파. 여기 와야 이거라도 얻어먹지.]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열대야에 쪽방촌 주민들은 밤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조분돌/돈의동 쪽방촌 주민 : 수건 하나 적셔서 등에 대고 하나는 바닥에 대고 그래야 잠이 와. 자다 깨다 서너 번 하면 날을 새.]
찜통 같은 방 안 열기를 못 이겨 아예 거리로 나가기도 합니다.
[최영진/돈의동 쪽방촌 주민 : 밖 날씨하고 방 날씨하고 한 3~4도 차이가 나. 냉장고들이 열기도 뿜어져 나오고 그러니까.]
쪽방촌이 한눈에 보이는 옥상에 올라와 열화상 카메라로 지붕의 온도를 재봤더니 약 70도에 육박합니다.
카메라로 본 지붕은 온통 시뻘겋습니다.
소방대원들이 거리에 물을 뿌리고, 쿨링포그로 열기를 식혀보지만, 역부족입니다.
[최영진/돈의동 쪽방촌 주민 : 뿌릴 때뿐이다 이거야. 일단 끊기면 더 습기가 올라오는 것 같아.]
복도에 설치된 에어컨은 집주인 허락 없이는 틀 수가 없어, 의존할 수 있는 건 선풍기뿐입니다.
[조분돌/돈의동 쪽방촌 주민 : 낮에는 (에어컨) 못 틀게 해. (선풍기에서 더운 바람) 나와도 어쩔 수 없지. 안 틀면 더 더운데.]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오늘 서울 최고 기온은 36.2도, 경북 구미는 36도 강원 원주와 충북 청주는 각각 35.8도와 35.7도까지 올랐습니다.
어제 전국에서 온열질환자가 111명 발생해 지난 5월 중순부터 누적 환자는 모두 1천341명으로 늘었고, 지금까지 9명이 숨졌습니다.
오늘 밤도 서울에서 열이틀째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서울시는 최근 취약계층의 건강 관리를 위해 혹서기 응급구호반 운영에 나섰습니다.
(영상취재 : 윤형,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박태영·이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