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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크 안 체감온도 40∼50도' 이른 폭염과 사투 조선소 노동자들

'도크 안 체감온도 40∼50도' 이른 폭염과 사투 조선소 노동자들
▲ 조선소 작업장 온도를 낮추기 위해 살수차로 물을 뿌리는 모습

"도크 안에 있으면 체감 온도가 40∼50도까지 올라갈 거예요. 그야말로 숨 막히는 무더위죠."

지난 9일 오후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일하던 조선소 노동자들은 평년보다 빨리 찾아온 무더위와 악전고투를 벌였습니다.

14일째 폭염 특보가 발효된 이날 거제지역 수은주는 오전부터 30도를 넘겼습니다.

30년가량 조선소에서 생산직으로 일한 정 모(49) 기감은 "무더위가 이르게 나타나면서 요즘은 오전 10시만 지나도 속옷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며 "폭염은 좀처럼 적응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곳에서 조선 자재를 적재적소에 옮기는 업무를 담당하는 그는 작업복과 안전화, 안전모 등 안전 장비를 모두 착용하고 작업에 나서야 해 체온은 더욱 올라갑니다.

반소매 셔츠 한장만 입어도 더운 날씨에 이 같은 안전 장비를 착용하는 것은 조선소에서는 일상입니다.

정 기감은 "더운데 장비까지 착용하다 보니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고, 작업 중 탈수 증상도 생긴다"며 "요즘 저녁에는 한마디로 '파김치'가 된다"고 전했습니다.

일할 때 불꽃이 직접적으로 튀는 용접 작업자나 햇볕이 내리쬐는 철판에서 도장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은 일찍 찾아온 폭염에 작업하기가 더욱 녹록지 않습니다.

작업장 온도를 낮추기 위해 수시로 살수차를 동원해 물을 뿌리지만, 타는 듯한 더위에는 역부족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달부터 사측인 한화오션은 생산직 건강 관리와 냉방 용품 지원에 나섰습니다.

식염 포도당 지급과 함께 온열질환 관리 지침을 홍보하면서 거제 사업장 내 이동식 대형 에어컨을 설치하고, 에어 재킷 등 냉방용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달부터 점심에 주 2∼3회 갈비탕, 닭백숙 등 보양식 등을 메뉴에 편성해 배식하고 있습니다.

같은 거제에 있는 사업장인 삼성중공업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혹서기 작업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온습도계를 설치해 개인별로 폭염 기간 일일 건강관리 알림톡을 발송해 휴식을 안내합니다.

한화오션과 비슷하게 에어 냉각재킷과 넥스 카프 등 혹서기 용품을 개인별로 제공합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28.5도 이상이면 점심시간을 30분 연장, 32.5도 이상이면 1시간 연장하고 있습니다.

이른 더위에 지난달 10일부터 점심시간이 연장됐고, 이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화오션도 낮 기온이 28도 이상이면 점심시간을 오후 1시 30분까지 늘리고, 31.5도를 넘기면 오후 2시까지로 연장합니다.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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