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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원화 스테이블코인, 자본 규제 훼손 우려"

한은 총재 "원화 스테이블코인, 자본 규제 훼손 우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규제되지 않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할 경우 자본 유출입 관리 규제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 총재는 1일(현지 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포럼 정책토론에 참석해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환전이 가속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지금 한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매우 뜨거운 이슈"라며 "미국에서 지니어스법이 통과되면서 핀테크 등이 정부에 비은행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한은은 시중은행과 예금토큰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비은행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구가 급증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총재는 "일각에서는 블록체인 신기술로 불규칙한 거래를 식별하고 고객 확인(KYC)을 준수하며, 이상 거래까지 파악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 가능할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 "내로우 뱅킹(대출 없이 지급 기능만 수행하는 제한된 은행)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한은의 권한을 넘어서는 문제이기 때문에 어떻게 할지 정부 당국과 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총재는 통화 정책과 관련,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1%포인트(p) 낮췄고, 지금도 금리 인하 사이클에 있다"며 "성장률을 고려해 계속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최근 수도권 지역 가계 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는 등 금융 안정 리스크가 높아졌다"며 "추가 금리 인하 속도와 시기를 결정하는 데 있어 금융 안정 문제를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총재는 사회자가 가장 큰 걱정거리를 묻자 "빠른 구조적 변화로 인해 대중의 인식 차가 발생한다는 점"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예를 들어 1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잠재 성장률은 3% 안팎이었지만, 지금은 2%를 밑도는 수준"이라며 "그런데도 사람들이 평소에도 3% 이상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구조 개혁 대신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정책을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미래 후임자에게 해줄 조언을 묻자 "후임자가 진지하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한은이 계속 단순한 통화 정책을 넘어 일반적인 경제 문제에 관해 목소리를 냈으면 한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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